인도에서 만난 바디숍 회장 아니타 로딕(57)은 연 매출 1조2009억원에
이르는 세계적 기업 회장이라기보다는 동네 아줌마처럼 친숙하다. 시원시원,
거침없는 말씨와 주저없이 펼쳐보이는 비전은 동물 실험에 반대해온 급진
환경운동가로서 풍모가 두드러진다.
"나, 북한에 가고 싶어요. 이곳처럼 북한에도 조그만 생산공동체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독특한 물건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3년전부터 인삼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3년전 영국 조그만 마을에서 가게 하나로 시작한
바디숍은 지금 한국을 포함, 47개국에 1700여 상점을 운영하는 국제
기업이 됐다. 소규모 창업에서 세계적 이름을 쌓은 비결은 무엇일까.
"남들과 똑같이 일하면 뒤집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세요. 처음엔 아주 작은 규모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그 자신도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자기가 갖고 싶었던 화장품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21세기엔 서비스산업이 유망합니다.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서비스도
좋고 사람들이 겪는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비즈니스도 좋습니다."
바디샵도 단순히 `외모'를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풀고 푹
쉴 수 있도록 돕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9년 탄 폴크스바겐 자동차,
가족들과 함께 사는 집만 빼놓고 모두 공익재단에 내놓겠다는 그는
"내년엔 노벨상 이후 가장 상금이 많은 인권상을 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곤 그는 네팔로 떠났다. 손수 여행가방을 끌고 여권을
흔들면서 단촐히 사라져갔다. (* 허인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