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꾸준히 열심히 노력한다면, 동아시아에 단일시장, 단일통화,
그리고 동아시아 공동체 탄생이라는 원대한 꿈이 실현될 수 있다.}
2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10개국)+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행한 연설에는 동아시아 통합을 향한
아세안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실제 이날 아시아 13개국 정상들의
모임뒤 발표된 [의장 성명]에서 그러한 통합의 조짐이 감지된다.
의장성명은 [한·중·일과 공동보조]란 표현을 통해 [아세안+3]이
유럽과 북미에 대항하는 아시아 공동시장으로 발전될 것을 희망했다.
물론 이 목표가 쉽게 성취되리라고 생각하는 지도자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목표는 우선 경제협력이란 비교적 쉬운 분야를 통해 추진될
전망이다. 우선 아시아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거시 경제의
위기관리, 자본 이동의 지역 감시, 은행 및 금융분야의 강화 등을
관리할 상설기구 설립에 원칙합의했다. 상설기구에는 한·중·일
재무차관·중앙은행총재 대리 등이 적극 참여해 대화하고 협력하게
된다. 의장성명은 또 미국과 중국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협상
성공을 환영한다며, 동북아의 강대국 중국에 배려했다. 더불어
{WTO는 모든 회원국의 이익을 반영해야 한다}며 중국의 장래 역할에
기대를 걸었다.
아세안 자체의 통합성도 한층 강화시키기로 했다. 관세철폐 등
무역자유화계획을 5년 앞당겨, 설립당시의 6개 아세안 회원국은
2015년, 추후 가입한 4개회원국은 2018년까지 역내관세를 폐지키로
결정했다. 역내안보와 관련해서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3국이
아세안내 분쟁이 발생했을 때 중재를 맡는 [트로이카 체제]를 장관급
기구로 제도화하기로 했다. 트로이카 체제는 지난 97년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정변때 효과적으로 기능한 바 있다.
그러나 합의못한 사항도 많다. [미야자와 펀드]를 국제통화기금(IMF)
성격의 [아시아통화기금(AMF)]처럼 제도화하자는 구상은 일본이
{기금창립에 미국을 포함시켜야 한다}(미야자와 대장상)는 뜻을 밝혀
전망은 불투명하다. 아세안은 [남사군도]에 대한 점령이나 새로운
시설건설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행동강령] 채택을 촉구했으나,
중국은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의장성명에는 [아세안은 촉구한다]
수준으로 기록됐다. 중국은 그러나 2000년 이후에도 남사군도를
의제도 삼는다는 점에 동의했다. 13개국 정상들은 인도네시아 아체의
독립움직임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의 주권을 존중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아세안+3] 정상회담은 동아시아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대화의 틀]이 형성됐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