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는 의료보험에 가입한 환자의 병원비나 약품 구입비를
환불해 준다. 그러나 비아그라는 환불 대상에서 예외다.속성 감기약을
비롯,비만과 탈모 특효약도 의료보험 울타리 바깥에 있다.

그런데 최근 일부 의료보험 회사들이 속성 감기약 구입비를 환불해
주기로 함에 따라 발기부전, 비만, 탈모 치료제들도 덩달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대 치료제는 흔히 `행복 약품'으로 불린다.

비아그라는 행복정처럼 세상에 나왔다.비아그라야말로 성적 건강이란
개념을 이끌어 낸 의약품이다 비아그라를 개발한 화이자 소속 의사의
`행복 약품론'이다.

하지만 행복 약품의 사회보장권 주장은 아직 수용되지 않고 있다.
사회보장제도란 질병치료에 대한 집단 보상개념을 기초로 하고 있다.
행복 약품은 질병 치료가 아니라 만족 추구용이란 점에서 그 대상이
아니라는 논리다.

최근 파리에서 열린 일반의들의 모임에서도 비아그라를 중심으로
`행복 약품의 권리'가 논의됐다. 의사들은 `중병에 걸리지 않았지만,
일상의 작은 고통을 줄여 보려는 환자들'을 위해 행복 약품을 처방키로
했다. 제약사들 농간에 의사들이 놀아난다는 의학계 비판도 있다.

하지만 프랑스같은 고령화 사회에선 점차 행복 약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보장제도의 목적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비만과
탈모도 정당한 치료 대상이란 주장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더 많은 행복
약품이 등장하리란 것이다. 기존 제도의 폭이 넓어지지 않는다면,
의료보험사들이 행복 약품 수요를 쫓아 사회안전망에서 탈퇴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21세기엔 의료보험 서비스의 민영화가
확산되고,건강의 빈부 격차가 지금보다 훨씬 더 심화되리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세기 사회 복지가 21세기엔 소수 복지로 전락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르 몽드 사설에 나올 정도다.

(* 박해현 파리특파원 h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