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지 나자렛에서 이슬람 사원 신축을 놓고 벌이던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간 대립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3일 기독교 성지 '성수태
고지 교회(Basilica of the Annunciation)' 바로 옆에서 이슬람 사원 신축
기공식이 거행된 것이다. 이슬람교도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나자렛의
이슬람 지도자 술레이만 아부 아흐메드는 새 사원의 주춧돌을 놓았다.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왔다.
나자렛은 예수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으로, 특히 성수태 고지 교회는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를 알려준 곳으로 기독교
주요 성지중 하나이다. 나자렛은 또한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아랍인 거주
도시로, 전체 주민 6만명의 절반 이상이 이슬람교도들이다. 이들은 나자렛
중심부에 이슬람 사원을 갖기를 고대해 왔다.
이날 기공식을 가진 이슬람 사원은 12세기 십자군을 예루살렘에서 몰아낸
이슬람 영웅 살라딘의 조카로 일컬어지는 시하브 알-딘 이름을 딸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도들은 이슬람 사원 신축에 항의, 23일 나자렛
일대에서 성당과 상점 문을 걸어 잠그고 이틀째 항의 파업을 벌였다.
양측은 2년동안 이 문제를 둘러싸고 옥신각신해 왔는데,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달 당초 건립계획보다 적게 짓는다는 조건으로 이슬람 사원 신축을
허용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기독교도들의 안전과
권익은 철저히 보호될 것"이라며 기독교도들을 설득했으나,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로마 교황청의 요아힘 나바로 발스 대변인은 "이스라엘 정부의 결정은 두
종교간 향후 갈등과 긴장의 토대를 놓은 것"이라며 이스라엘 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이스라엘 방문기간중
나자렛을 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향후 기독교도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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