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질의에서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이
『국가정보원의 실제 예산이 1조1700억원』이라며 세부내역 공개를 요구,
논란이 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국가정보원의 예산은 국회 정보위가
심사하는 것(2000년의 경우 2224억원)밖에 없다.

그러나 국정원은 국정원
활동이 기밀이라며 항목별 총액만 제시하고, 내역을 밝히지 않아
형식적인 심의에 그친다. 게다가 예산심의 자체도 비공개이고,
정보위원은 예산내용을 공개하지 못한다.

국정원은 이같은 공식예산 외에
국정원법에 따라 예산을 다른 부처에 「은닉」할 수도 있다.

국정원법
12조 3항에 「국정원 예산 중 예견할 수 없는 비밀활동비는 총액으로
다른 기관의 예산에 계상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년
예산중 국방부의 군사정보비 900억원, 경찰청의 203특수활동비 946억원
등이 이런 예산이라는 게 권 의원 주장이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내역을
요청해도 『국정원의 통제를 받는 예산이기 때문에 국정원법에 근거,
산출근거와 내역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하면 그뿐이다. 법률적으로
보호를 받는 「무풍예산」인 것이다.

국정원은 이밖에 예산심의를
사실상 받지 않는 일반예비비도 대부분 독식하고 있다.

예산회계특례법
2조에 「국가안전보장활동에 사용하는 예비비는 사용과 결산을 총액으로
한다」고 되어 있어 국가안전보장을 내세우면 국정원은 내역을 밝히지
않고 일반예비비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 95년부터 올해까지
국정원의 일반예비비 사용비율은 최대 99.8%(95년)에서 최소
81%(99년10월 현재 사용분)였고, 올해만 420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이 예산도 사용하고 나면 예산회계특례법에 따라
총액만 국회에서 결산심사를 받으면 되고, 내역은 밝힐 필요가 없다.

결국 국정원의 본예산이나 숨겨진 예산 모두 법률의 보호속에 국회의
제대로 된 예산심의를 받지 않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