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하루 원유 수출량인 210만4000배럴은 세계 석유시장의
하루 유통량의 3%에 달한다. 지난 3월 세계 시장의 40%를 점하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키로 한 하루 220만배럴(OPEC
전체 생산량의 7%)과 이라크의 수출중단 물량이 거의 맞먹는 셈이다.

OPEC가 감산에 합의하기 전인 지난 2월 원유가는 배럴당 11~12달러
정도. 현재는 그 배가 넘는 26달러를 웃돌고 있다. 따라서 OPEC의
감산량과 맞먹는 이라크의 석유수출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치솟을 수 밖에 없다. ABN암로의 석유거래담당 부사장 나우만
바라카트는 "이 조치가 계속되면 배럴당 30달러가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이라크의 수출중단 조치는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북반구의
겨울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석유
재고량도 OPEC의 감산 여파로 계속 줄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라크-
유엔의 합의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을 경우,유가는 계속 오르고 각국마다
인플레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만기
30년짜리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지난달 28일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낙관적 견해를 펴는 전문가들도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가 22일 상승한 것이 그 근거다. 뉴욕
경제연구기관 '컨퍼런스 보드'의 켄 골드스타인은 "월스트리트는 유가가
배럴당 25~30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원유 선물가격을 볼 때, OPEC가 감산연장 여부를 논의하는 내년 3월
이후에는 배럴당 24달러 정도로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로서는 이라크가 곧 석유수출을 재개한다고 장담하기는 힘든 상태다.
이라크는 현재 '석유-식량 계획'에 따른 식량-의약품 20억달러 어치를 받기로
돼 있고, 미국의 '조건부 계좌(escrow account)'에 석유수출 대금으로
20억달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 물품과 계좌에 대한 추가 동결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이라크는 석유수출을 하지 않더라도 몇달간은 버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