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 전 의원 밀입북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2000달러 환전」 관련 물증이 발견돼 수사에 활기를
띠고 있다. 검찰은 이 물증이 김대중 대통령의 1만 달러 수수 혐의를 재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물증이라고 보고 있다.

◆ 환전 물증 발견 경위 =검찰 관계자는 19일 『서 전 의원측 김용래 보좌관과 친구 은행원인
안양정(47)씨가 89년 7월 검찰에 제출한 2000달러 환전표와 당시의 진술조서 등을 「우연히」 발견했다』고
말했다.

한 검사가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진술하는 모습이 녹화돼 있으며 」라는 89년의 수사 발표문을 훑어보다, 서
전 의원측 고문 주장의 신빙성 확인을 위해 지난 14일 「공안부 자료실」을 샅샅이 뒤졌고, 한 캐비닛에서
녹화테이프와 함께 보관된 2000달러 환전 물증 등을 발견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 물증의 의미 =89년 당시 검찰은 서 전 의원이 밀입북 때 받아온 공작금 5만달러 사용처가 귀국전 사용
700달러 김 대통령 전달 1만달러 서 전 의원의 처제를 통한 환전과 개인 사용 3만9300달러라고 발표했었다.
환전 물증들은 서 전 의원이 귀국 당일 2000달러를 환전했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당시의 공소장은 공작금
5만달러에서 출발, 사용처를 정확히 5만 달러로 맞췄기 때문에, 서 전 의원측 주장대로 2000달러가 공작금 5만
달러의 일부라면 당시의 공소 사실은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전한
2000달러가 공작금 5만달러의 일부가 아니라, 출처가 다른 별도의 미화였다면 김 대통령 혐의는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89년에 『김대통령에게 1만달러를 전달했다』고 자백했던 서 전 의원과 방양균 비서관 등은
최근 『강압에 의한 자백』이라고 말하고 있다.

◆ 조작-누락 여부 =당시 공안1부장이었던 안강민 변호사나 주임검사였던 이상형 경주지청장
등은 『어떤 말도 하지 않겠다』며 입을 닫고 있다.
일부 검사들은 『은폐할 요량이라면 폐기할 것이지 왜 후배 검사들이 자주 드나드는 「공안부 자료실」에
두었겠느냐』고 은폐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반면 다른 검사는 『김 대통령의 외환관리법 위반(1만달러
수수) 사건 재판이 한번도 열리지 않은 점을 주목하라』며 고의 누락 가능성을 암시했다.

◆ 당시 수사팀이 처벌된다면 =89년 수사팀들이 환전표 등 수사자료를 고의 누락시킨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가보안법 제12조(무고-날조)에 저촉된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이 조항의 골자는 수사요원이 국가보안법에 해당하는 죄에 대해 증거를 날조-인멸-은닉한 경우 그 각 조에
정한 형에 처한다고 돼있다. 그러나 혐의가 드러나도 공소시효(5년)가 지나 실제 처벌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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