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금까지 우리 광고에서 금기시되어온 소재다. 그것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워낙 딱딱해 자칫하면 광고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데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그런 금기가
최근 들어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다.

세인의 관심을 끈 '북한'광고는 작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직후에 등장했다.
현대가 금강산 관광 붐을 조성하기 위해 '남북의 어린이가 천진스런 모습으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사진'을 광고로 소개했다. 이 광고가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왔는지는 미지수지만, 많은 국민들에게 세상의 변화를 절감시킨 것은
분명하다.

그 다음에 등장한 것은 간첩 광고다. 한 자동차회사는 영화 '간첩 리철진'을
흉내내 남한에서 수퍼돼지 유전자를 훔쳤던 간첩을 다시 남파시켜 새로 개발한
자동차엔진을 훔쳐오도록 지시해 성공하는 것을 줄거리로 삼고 있다. 다른 것은
타이어 회사가 만든 것으로 영화 '쉬리'의 주인공 최민식을 기용해
특수부대원들이 타이어 연구소에 침입해 고성능 타이어를 입수하는 내용이다.

한 컴퓨터회사는 김정일을 광고모델로 등장시켰다. "이 사람이 사는 데에도
○○○(컴퓨터 관련 소프트웨어 이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디일까요?"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군 장령들의 모습이 어슴푸레 보이는 가운데 김정일의 얼굴
사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정일이 이것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무척
궁금하지만 "돈이 되는 것이면 지옥까지도 좇아간다"는 우리의 상업성에
놀랄 것 같다. 혹시 광고모델료 달라고는 하지 않을까?

이처럼 많은 '북한'이 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북한과 우리의 간격이 그만큼
좁아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광고라는 게 기본적으로 자기회사 제품의
선전과 판매에 목적이 있는 만큼 때로는 내용을 희화화하거나 재미있게
표현하려는 특성이 강한데, '북한'광고의 러시가 자칫하면 국민들에게
'북한의 실체'를 오도할 우려가 있을 것 같아 그것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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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봉○

--정통부, 전국 집배원에게 담당지역 가구정보 보고토록 지시. 국민들에게
PC 나눠주려고?

--국회 통일위, 탈북주민 인권보호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 여야가 뜻이 맞는
경우도 있네?

--국제유가, 9년만에 최고치 기록. IMF 한파에 놀란 가슴, 기름값 폭등에
동파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