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사건 특검팀은 18일 전날 '옷배달 날짜 조작을 요구했다'고 브리핑한
'제3의 인물'을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 부인 이은혜(李恩惠)씨를 이날 오전 조사하기
앞서 언론에 먼저 보도되자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최병모(崔炳模) 특별검사는 이날 제3의 인물이 등장하는 녹취테이프를 입수한경위를 설명하면서 "모 일간지
기자가 결정적 단서가 될만한 녹취테이프가 어디에있다고 제보해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라며
"아직 녹취테이프의 목소리 주인공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1시 출두한 당사자 이씨를 상대로 녹취테이프를 재생해가며 지난 8월 청문회 직전
배정숙(裵貞淑)씨에게 전화를 걸어 "연정희씨의 옷배달 날짜를 12월26일로 하자"며 위증을 강요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조사에 나섰으나 이씨의 출두가 자발적으로 이뤄졌는지 당초 소환일정에 따른 것인지 조차
답변을 꺼렸다.

이씨는 특검사무실에 출두하면서 "내 목소리가 맞는지 직접 들어봐야겠다"면서"이따가 오후에 보자"며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에앞서 양인석(梁仁錫) 특검보는 이씨를 지목한 보도에 대해 "아마 언론에서어떤 루트를 통해 확인한 것
같다. 우리는 전혀 확인해준 적이 없다"며 수사기밀이특검팀 내에서 유출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다른 특별수사관들도 "다른 쪽에서 나간 것 같다"며 한결같은 답변이었다.

특검팀은 전날 브리핑에서 제3자 신원에 대해 함구했는데도 '수사상황을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시선을 받게
될까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이에앞서 김 수석이 부인 이씨 관련 보도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 부인한 뒤 "특검팀이 이 사실을
밝힌 것으로 확인될 경우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강도높게
대응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전날 '사직동팀 최초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이 압수됐다고 공개한데대해서도 여기저기서 공격을
받은 느낌이다.

청와대측은 "최초보고서란 문건은 없다"면서 "특검팀이 수사중간에 기자회견을갖고 기밀에 속하는 내용을
공개해도 괜찮은 것이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특검팀이 청와대 하명사건 내사기관인 사직동팀을 정면으로 문제삼을 조짐을 보이자 갈등이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특검팀이 수사상황 공표를 금지한 특검법에 저촉될 위험을 무릅쓰면서 까지 초강수를 둔 데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최병모(崔炳模) 특검은 "진실에 거의 접근해 가다가 벽에 부딪혔다"는 말로 정일순(鄭日順)씨 영장기각 이후
특검팀 내부의 위기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 특검은 수사상의 필요에 의해 정일순씨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자 영장
기각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막상 관련 내용이 보도되자 "법원과 우리를 싸움 붙이려 하지 말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특검팀 내부에서 아예 수사상황을 공개해 여론의 지지를 업고 강공으로밀고 나가자는 복안을 굳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