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료진이 C형 간염 바이러스를 간염 환자의 혈청으로부터 완전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C형 간염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 내과 김정룡 교수팀은 17일 열린 대한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침전법, 전기영동법, 효소처리법 등 19단계의 분리방법을 통해 C형 간염환자의 혈청으로부터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순수하게 분리해 냈다"며 "C형 간염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법으로 합성해 백신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바이러스 분리로 C형 간염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C형 간염은 지금까지 항원 대신 항체를 검색하는 방법으로 진단을 했으며, 이때문에 약 50일 정도인 잠복기 동안에는 진단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혈청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항원을 직접 검사할 수 있게 돼, 잠복기 동안에도 진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혈청은 피에서 적혈구, 백혈구와 같은 세포 성분을 제거한 것으로, 바이러스는 대부분 혈청에 존재한다. 현재 A형과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진단 시약과 예방백신이 개발돼 있지만, C형은 시약과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
김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는 혈중 농도가 낮고,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이 얇으며, 형태가 다양해 지금껏 분리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우리 나라 성인의 2% 정도가 감염돼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1억7000만명 정도의 감염자가 있다. 국내에선 B형 간염이 전체 간염의 70% 정도로 C형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지만 점차 C형 간염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C형 간염은 B형보다 간경변-간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