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15일 엿새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중국은 금주중
유럽연합(EU) 등 WTO 회원국들과의 개별 협상을 거쳐,오는 30일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되는 WTO 각료회의에 참석할 수있게 됐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의 금융및 통신 시장 진출 확대,중국은
일반특혜관세(GSP) 혜택을 통한 선진국 수출 확대라는 이익을
각각 챙겼다.
양국간 막바지 타협은 WTO 뉴 라운드 개막을 불과 20여일
앞둔 양측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은 이번 협상의 성공을
위해 협상 표류 사흘째인 13일 주룽지(주용기) 총리가 미국측
협상 대표 바셰프스키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한시간에 걸쳐
회담했으며,임기말 외교 과제로 중국시장 추가 개방을 추구해온
클린턴 미 대통령도 "양국이 이견을 거의 정리한 만큼,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의 마지막 걸림돌은 중국의 보험시장 개방 시한과
섬유수출 쿼터였다. 보험 시장 개방 일정과 관련,중국은 WTO
가입후 5년,미국은 3년 후를 고수했다. 또 대미 섬유 수출 쿼터에서,
중국은 2005년,미국은 2010년 폐지를 각각 내세웠다. 이 부문의
합의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앞서 미국은 중국의 개도국
지위 가입과 중국 통신 업체에 대한 외국인 지분 한도 49%를 수용하는
등 양보 조치를 내놓았다.
이번 협상 타결로 미국은 중국의 농산물과 통신,금융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클린턴은 지난 5월 유고 주재 중국
대사관 오폭사고로 악화됐던 중국과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일궈냈다.
클린턴 행정부는 대중 수출 증가가 미 경제의 호황 지속과 경제의
연착륙에 중요하다고 평가해 왔다. 반면 그는 2000년 대선에 앞서
중국산 농산물과 섬유제품의 범람으로 인한 국내 보호주의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이 때문에 미 의회는 중국의 WTO 가입에 대해
회의적이다.
중국도 세계 경제체제의 본격 편입과 대외 신인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당장 개도국 지위로 WTO에 가입함으로써,일반특혜관세
혜택을 통해 선진국 수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심각한 디플레
압력에 처한 중국 경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게 된다. 특히 주 총리등
개혁파 지도자들은 부실 국유기업 개혁을 위한 외자 유치와 본격
경쟁체제 도입으로 국내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이는 당장 올해 7%
성장 목표 달성과 장기적인 시장경제 개혁 추진에 필수적이며,동시에
중앙통제 경제체제 완화 효과도 가져올 전망이다.
한편 중국의 무역 장벽 완화로 한국의 대중 수출 여건은 좋아진
반면, 중저가 중국 상품의 대미 수출 증가로 우리의 대미 수출은 어느
정도 타격을 받게될 것으로 우려된다.
(*북경=지해범 hbjee@chosun 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