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이 최종 단계에 이른 가운데,
상대방에게서 하나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한 미-중 협상팀의
막판 줄다리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양국간 베이징(북경) 협상은 12일까지도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13일 오전 주룽지(주용기) 총리가 예정에 없이 회담에
개입함으로써 돌파구를 연 것으로 보인다. 이어 양국 협상 실무진은 13일 밤
늦게까지 세부 쟁점사항에 대한 토론을 벌임으로써 「베이징 협상」이 사실상
최종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은 기본적으로 오는 30일 시애틀에서 출범하는 WTO 새 라운드
협상에 중국이 불참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서는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국이 중국의 WTO 가입을 동의해준 마당에 「세계 최대의
개도국(중국)」을 배제했다는 비난을 듣고 싶지는 않으며, 중국 역시 지속적인
개혁-개방과 침체된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뉴라운드의 초대 회원국으로
참여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변이 없는 한 오는 30일 이전에
양국은 「협상 타결」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것은 협상에 임하는 양국의 기본 입장에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개도국 수준의 개방」을 주장한 반면,
미국은 무역 파트너로서의 「만족할 만한 개방」을 요구해왔다. 이같은 기본
입장 차이는 양국의 이해까지 첨예하게 연결돼 농업 통신 금융 섬유 등
각 분야에서의 지리한 줄다리기로 이어졌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 4월 주룽지
총리의 방미 때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한데다, 나토의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으로 강경 기류가 지배했다. 또 미국은 내년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클린턴 정부로서는 막판까지 중국을 밀어붙였다는
인상을 의회와 유권자들에게 남기지 않으면 안된 것이 협상을 더욱 더디게
만들었다.

14일까지 협상 타결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13일 주룽지
총리는 바셰프스키 대표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또 14일
오전 베이징 주재 외국 기자들이 미 대사관에 문의한 결과, 바셰프스키
대표가 여전히 주중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것이 확인돼, 5일째 맞은 양국간
협상이 「최종 세부협상」을 남겨놓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막판 줄다리기의 쟁점은 크게 보험 등 중국 서비스 시장의 개방폭 중국
통신시장 개방폭 중국의 대미(대미) 섬유수출쿼터제 문제 금융시장 개방폭
등이다. 보험분야에서 중국은 WTO 가입 5년 후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입장이나
미국은 3년 후를 고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섬유수출쿼터 문제에서
중국은 2005년 이후 「쿼터제 폐지」를, 미국은 「10년간 지속」을 각각
주장해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하지만 통신시장의
경우 중국은 국내통신업체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 한도를 49%로 제시한 반면
미국은 51%를 요구했으나, 미국측이 더 이상 기존 입장을 고집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은 「중국의 WTO가입 이후」 경제전략을 준
비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