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현주엽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같은 무리한 돌파와 중거리슛 난사가
없어졌다. 뚫리면 치고 들어가되 막히면 유연하게 밖으로 뺀다. 10일
청주에서 벌어진 SK와 삼보의 올 첫 대결은 「현주엽 변신」의 득실을
뚜렷이 보여준 경기였다.

이날 현주엽은 리바운드에 치중하다가도 수시로 외곽으로 빠져 미들슛을
터뜨렸다. 수비를 맡았던 백전노장 허재도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노릇.
현주엽은 4쿼터 막바지엔 결승골이 된 3점슛까지 날려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를 두고 농구인들은 『SK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서장훈-현주엽의
포지션 마찰이 마침내 해결됐다』고 평가한다. 지난 시즌엔 둘이 동시에
골밑을 맴돌았고 여기에 용병까지 가세, 「3명의 센터」가 포스트에 진을
치는 기현상이 팀을 괴롭혔다. 팀 플레이가 실종된 건 당연한 일. 마치
한 팀 내에서 고려대(현주엽)-연세대(서장훈) 시절의 라이벌 대결을
벌이듯, 함께 뛰어올라 리바운드를 잡아내려다 공을 놓치는 경우가
잦았다. 당연히 외곽 수비엔 구멍이 뻥 뚫렸다. SK는 두 스타를
보유하고도 10개팀 중 8위에 머무르는 수모를 당했다.

현주엽은 이번에 자신의 포지션을 「스몰 포워드」로 완전히 정착시킨
모습. 리바운드를 거들다가도 빈 틈이 생기면 과감하게 미들슛과
중거리슛을 터뜨린다. 상대팀 입장에선 서장훈이 골밑에서 버티고
현주엽이 외곽에서 신출귀몰하는 상황이 더욱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최인선 SK감독은 『현주엽은 심리적 초조감에서 벗어났고, 경기를 읽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평했다. 현주엽은 『솔직히 지난 시즌에는 개인기록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이번 시즌은 오직 팀성적을 위해 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