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로부터
오늘자 시네마레터는 사정상 좀 늦게 발송되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목요일에 개최하는 회원시사회의 초청자 명단이
게시판에 발표되었습니다. 해당되시는 분들께는 개인메일을 발송해
드렸구요. 혹시나...하는 분들은 게시판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시사회 신청에도 약 3천여명이 신청을 하셨기에 약 40:1의
엄청난 경쟁률이었습니다. 당첨되신 분들께 축하드리고, 아쉽게 되신
분들께서는 다음 기회를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영화 편집기자라는 건...
안녕하세요. 조선일보 편집부 서일호기자입니다. 오늘은 지난번
이동진 기자가 쓴 영화기자의 생활에 이어 영화면 편집기자의 생활에
대해 말씀 드릴까 합니다.
영화기자는 알겠는데 영화면 편집기자는 뭐야? 라고 의문이 드시는
분도 있겠지요. 영화면 편집기자는 말 그대로 영화기사가 담겨있는
지면을 실제로 제작하는 기자입니다. 본지 영화팀 오태진 부장과
이동진기자가 영화를 보고 기사를 쓰면 편집부 담당 기자들이 실제
여러분들이 보시는 신문을 편집-제작하 는 것이죠. 이메일 클럽
필자로 참여하고 있는 저와 김현숙 기자는 바로 영화 면을 포함해
문화면 전반을 편집하는 기자들입니다.
요리로 비유하자면 오태진 부장과 이동진 기자가 싱싱한 재료를
잡아오고, 저희가 독자들의 구미에 맞게 사진과 기사, 제목을
배열하여 먹기좋은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방송으로 치면
두분은 제작PD, 저희는 편성PD인 셈이죠. 요즈음엔 보통 금요일자
영화면은 제가, 월요일자 영화면은 김현숙 기자가 편집합니다.
영화면이 없는 다른 요일엔 또 할일이 있습니다. 저는 연예문화
편집을 담당하는 "느낌"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보통 월요일엔
연예면, 화요일엔 생활면, 수요일엔 미술면, 목요일엔 영화면(혹은
가요면), 금요일엔 만화면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일요일은 격주로
느낌면을 마무리하고요. 모두 제 관심분야여서 특별한 어려움없이
편집을 하고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갈증은 있죠. 저도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볼
시간이 별 로 없다는 겁니다. 어쩌다가 이동진 선배와 시사회를 함께
가기도 하지만 극히 드문 일이고, 보통 주말에 몰아서 봅니다. 몰아서
본다고 해도 제한된 시간을 활용하려면 각종 평들을 통해 걸러진
작품들만 보게되죠.
언젠가는 집밖에 안나가고 6편의 비디오를 연달아 본적이 있는데
나중에 떠올려보니 내용이 서로 뒤섞이더라고요. 그래서 얻은 결론이
영화도 음식이다,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하나를 먹더라도
음미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 을 하게됐죠. 평일에도 퇴근후 밤시간을
활용해 비디오를 보기는 하지만 한편을 다 못보고 잠드는 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영화를 포함한 연예뉴스를 TV영상으로
업데이트시키는 것입니다. 목요일엔 연예가 중계 한밤의 TV연예
일요일엔 시네마데이트, 출발 비디오여행, 시네마천국(재)을
예약녹화해두고, 다음 일주일 밤에 하나정도씩 보고 잠이 듭니다.
그러면, 대충 개봉작의 흐름을 화면으로나마 잡아 나갈 수 있습니다.
저도 신문사기자이기에 퇴근시간이 늦으니까, 집에 있는 시간이
잠자는 시간 빼고는 극소량이기에 그것도 빠듯하죠.
또, 영화면을 위해 참고하는 것은 각종 신문과 잡지입니다. 일간지,
스포츠지들의 영화기사와 시네21, 네가같은 전문잡지를 봅니다.
신문과 잡지는 편집국 실내에서 원하는 때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정기적으로 활용합니다.
그리고는 영화이론서를 봅니다. 개인적인 리뷰를 담은 것부터,
영화사, 장르 연구, 기호학적 분석등 조금 어려운 것까지 손대보죠.
영화기자가 기사를 쓰고나면 편집기자는 실제 영화면 편집-제작에
들어갑니다. 준비된 사진과 기사를 손에 쥐고는 레이아웃을 합니다.
레이아웃은 일종의 지면 설계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을 짓기 전의
조감도이지요. 미적인 요소도 중시돼 신문 디자인이라고도 합니다.
사진이나 그래픽, 제목과 기사가 들어 갈 자리를 배치한 후, 기사를
읽어 제목을 뽑고, 사진처리를 화상제작부에 부탁합니다.
제목을 생각해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어떻게 하면 영화의
내용을 전하면서도 재미있게, 즉 눈길을 더 끌 수 있게
재창조해내느냐하는 것이 관건이지요. 사진도 인쇄매체이지만
영상세대에 맞춰 좀 더 비주얼하게 배치해야 하고요.
제목과 사진문제가 해결되면 실제 조판에 들어갑니다. 과거에는
제작부 직원이 조판을 도와줬지만 지금은 혼자서 합니다. 맥킨토시
?익스프레스를 베이스로 한 신문제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레이아웃대로 신문을 만듭니다. 이렇게 제작된 신문이 필름과정을
통해 윤전기에 걸리면 여러분께서 아침마다 받아보시는 따끈따끈한
조간신문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만든 지면은 그 신문의 한장 혹은
두장이 되는 것이고요.(하루에 두 지면을 제작하는 날도 있으니까요).
여러분께서 받아보시는 영화면의 편집-제작과정이 조금 이해가
되셨나요. 사실 저희 편집자들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무대뒤의
조력자라고 할 수 있습 니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고나 할까요.
지금까지 영화면 편집기자(문화면 포함)의 생활을 말씀드렸습니다.
영화면 편집기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업무외 시간에 영화를
봐야하기 때문에, 부산영화제같은 잔치라도 만나면 최대한 스케쥴을
조정해놓고 신나게 달려가는지도 모릅니다. 영화보는 자유를
만끽하러요.
얼마전 막을 내린 부산영화제도 좋은 영화제이지만
영화애호가들에게 역시 꿈의 영화제는 깐느영화제겠지요. 내년에는
휴가를 내서라도 가볼 생각입니다. 현장감있는 지면을 위해서라도요.
추위에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서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