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없는 정치시대
송호근 지음
나남출판.1만4000원

민주화를 향한 열정과 함성이 한반도 남쪽을 가득 채웠던 1987년
6월.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디에 서
있는가. 이 땅의 정치를 30년간 억눌렀던 군부가 물러가고 민간인
정부가 들어선 6년여 동안 민주주의는 얼마나 진전됐는가.

저자는 87년 이후 한국 정치를 '비정치'라는 말로 요약한다.
강제적 억압은 사라졌지만 사회집단 간의 이해충돌을 조정할 합리적
관리기제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정치 민주화와
사회 민주화는 함께 가야 한다는 '이중전환'의 관점에 입각, 1부에서
김영삼 정권의 개혁정치가 사회 민주화로 연결되지 못한 이유를
파헤치고 이어 2부에서 IMF 위기관리와 민주개혁 완결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김대중 정권의 행보를 분석한다.

저자는 한국 민주주의의 앞날에 대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민주적 제도와 행위가 뿌리내리지 못해서 제도가 앞서면 행위가
끌어내리고 행위가 진전되면 제도가 가로막는 부정적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우기 정치와 정치인의 자기 쇄신
역량을 믿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화의 지연을 정치권만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시민사회의 '책임회피'를 질타하며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한다.

(* 이선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