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를 위한 파티를 열자.』
5일 안양 대림대에서 막을 내린 추계탁구연맹전은 만년 2위들의
신나는 잔치마당이었다. 남자 단식에선 이철승(27·삼성생명)이
한국의 간판 김택수(대우증권)를 꺾고 우승했다. 여자단식에선
김무교(24·대한항공)가 준결승에서 한국 최강 유지혜(삼성생명)를,
결승에서 석은미(현대백화점)를 누르고 무려 5년 만에 정상을
정복했다.
이철승은 자타가 공인하는 두뇌플레이어. 잔기술에 능하고 게임
운영능력이 뛰어난 「코트의 여우」지만 결정구가 없어 그간 단식에선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런 이철승이 지난 9월 중국오픈,
10월 인천 전국체전에 이어 김택수에게 3연승, 「김택수 킬러」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김택수의 최근 컨디션이 좋지않은 탓도 있지만
이철승의 리시브가 정교해지고 랠리를 끌어가는 지구력도 한결
좋아졌다는 평이다.
김무교는 94년 실업에 입단하던 해에 회장배를 차지한 이후 첫 우승.
여자 선수 중 보기드문 파워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김무교는 국제대회에선
심심찮게 이변을 일으켰으나 국내에선 유지혜-박해정에게 눌려 거의 빛을
보지 못했다. 김무교는 '유지혜 콤플렉스'에서 탈출한 것이 최대 성과.
서비스와 드라이브가 좋은 대신 범실이 잦은 점도 많이 보완됐다. 본인도
『대회를 앞두고 팀이 두 차례나 중국 원정훈련을 다녀온 덕분에 1점
정도는 실력이 늘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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