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장악」 문건 사건에 연루된 이종찬(이종찬) 국민회의 부총재와
정형근(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3일 검찰의 소환통보를 거부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부총재는 형사사건의 참고인 신분이어서 본인이 출두를 거부하면
현행법상 강제로 소환할 근거가 없다. 이 부총재는 『나도 피해자』라며
『명예를 지키는 선에서 수사에 협조한다』고 말했다. 일단 시간을 번 뒤
4일쯤 출두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일 「제 3의
장소」에서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검찰은 청사로 나와줄 것을 요구했다.
집권당 부총재를 외부에서 조사하는 등 편의를 봐주거나 조사 불응을 방관할
경우 비난받을 게 뻔하다는 것이 검찰의 부담이다.
정형근 의원은 『의원 신분으로 국회에서 발언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언론에
보완설명을 한 것이기 때문에 검찰조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며 면책특권을
주장하고 있다. 정 의원은 명예훼손의 피고소인이어서 이 부총재와는
다르지만, 불체포특권을 갖고 있어 국회회기중에는 강제 소환이 불가능하다.
정 의원은 97년 오익제(오익제)씨 밀입북 사전인지 의혹설 고발사건 등
4∼5개 사건으로 고소-고발됐지만 단 한 차례도 검찰에 출두한 적이 없다.
여기에 문제의 문건 작성자인 문일현(문일현) 중앙일보 기자도 검찰의 귀국
종용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귀국을 미루고 있다. 문 기자는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를 함께 받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검찰은 사건 연루자 중 이도준(이도준·구속) 평화방송 기자와 이
부총재 보좌진들만 조사했거나 조사중이다. 사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문건이 왜 만들어지고 어떻게 쓰였는지 등의 의혹은 거의 가려지지 않은 채,
이 기자의 금품수수 등 곁가지의 의혹들만 계속 불거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폭로와 정치공세로 나라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진상 규명을 외면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난하고 있다.
경실련 고계현(고계현) 시민입법국장은 『정치인들이 당리적 측면에서
말바꾸기를 하는 등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어 반드시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이 입증돼야 한다』며 『진상 규명을 위해 수사에 응하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기본 자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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