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소련 붕괴라는 역사적 드라마에 참여했던 주역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래로부터의 민주혁명 과정을 거쳐 공산주의가
붕괴된 동구와 달리,당시 소련 권력자들은 대부분 지금도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시 '악의 제국' 소련을 붕괴시키고 러시아 민주주의 영웅으로서의
보리스 옐친(68) 대통령 이미지는 러시아 국민들 뇌리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 러시아 국민들이 옐친 하면 떠올리는 단어는 건강
이상과 무능,그리고 부패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68) 전 소련 대통령은 최근 정계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신당 창당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는데,지난 9월 부인 라이사 사망을 계기로 국내 여론이 호전되고
있는 점에 고무돼 있다. 그러나 적어도 아직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은
고르바초프 정계 복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소련 해체를 막고자 91년 8월 반동 쿠데타를 주도했다가 투옥된
바 있었던 아나톨리 루키야노프(69) 전 소련 최고 소비예프 의장은
공산당 하원의원으로서 지금도 의사당 마이크 앞에서 사자후를
토하고 있다. 이번 12월 총선에서도 당선이 확실시 되며,하원의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브게니 프리마코프(70) 당시 해외정보국 국장은 외무장관과 총리를
거쳐,현재 가장 강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의 한 사람으로 변신해 있다.
당시 고르바초프 측근이었던 그는 91년8월 쿠데타 이후 옐친 진영에
합류했었는데,지금은 옐친의 정적이 돼 있다.

이밖에 에두아르드 세바르드나제(71) 당시 소련 외무장관은 현재
그루지아 대통령으로 재직하고 있다. 비(비)러시아인 지방 공화국
공산당 제1서기들의 경우는 출신지 독립국가의 대통령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슬람 카리모프(61) 우즈베크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59) 카자흐 대통령 등이 그 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