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김이 만든 정장을 입고 안경을 쓴 이승엽은 투표와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그의 올시즌 활약상은 MVP가 되기에
충분했다. 비록 소속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신들린 홈런포로
'국민타자'로 거듭나면서 프로야구 인기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소감은.
"여러분들이 도와준 덕이지만 솔직히 기분이 매우 좋다. 특히 몸이
편찮으신데도 뒷바라지를 해주신 어머니와 삼성 박흥식 타격코치님께
감사드린다."
-- 2년 뒤면 해외진출 자격이 생기는데.
"지금 심정으론 해외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우선 삼성에 봉사하고
싶고, 기량도 아직 멀었다. 해외진출은 내 힘으로 팀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시킨 뒤에나 생각해 보겠다."
-- 또 MVP를 받는다면 한국시리즈 우승과 바꿀 의향이 있는가.
"당연히 MVP보단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치가 있다. 바꿀 수 있다면 지금
이 상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바꾸고 싶다."
-- 내년 연봉은 얼마나 받게 되나.
"구체적으론 말할 수 없지만 성적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 팀에 공헌도
했으니 많이 받고 싶다."
-- 한일 수퍼게임에 임하는 각오는.
"한국의 홈런왕으로서 개인적으로 큰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4경기 모두 이기고 돌아오겠다. 한국야구가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 올시즌 가장 기뻤던 순간과 가장 슬펐던 순간은.
"가장 기뻤을 때는 43호 홈런을 쳤을 때고, 가장 슬픈 것은 플레이오프
7차전서 졌을 때다. 팀의 중심타자로서 책임을 느낀다. 한가지 대구팬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내년엔 성적도 중요하지만 야구장 질서도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 고석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