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재로 사망한 54명(31일 오후2시 현재)은 대부분 「흡인 화상
(기도나 폐가 연기, 가스, 증기에 의해 손상을 입는 것)」으로 5분이 안되는
짧은 시간에 순간적으로 질식해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길병원 응급의학과 이근(47) 교수는 『이런 유독가스는 한번만 마시면
독성 때문에 기도와 폐가 부어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정신이 혼미해진다』며
『앞으로 3일간이 생사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을
거쳤다가 사망한 14명 중 불에 탄 흔적이 있는 사람은 단 1명』이라며
『그 사람도 치명적 사망원인은 흡인화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박모(17)군은 『검은 연기가 올라와 쓰러진
것 같기는 한데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고 말했다. 사상자들의 얼굴은
모두 검게 검댕이가 끼여 있었으나, 불에 피부가 탄 사람은 눈에 잘 안 띌
정도였다는 게 의료진들의 말이다.

그렇다면 비슷한 공간에 있던 사람 중 어떤 사람은 살고 어떤 사람은
숨진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 교수는 『흡인 시간과 양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유독가스가 공기의 비중에 따라 조금이라도 덜 미친
곳에 있었다든지, 고개를 빨리 숙여 덜 마신 사람이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흡인화상을 겪으면, 목숨을 건진 경우에도 폐 위축, 폐부종 등
장단기적인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