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인현동 화재 사고는 삽시간에 일어난 참사였다. 불이 나고 진화될
때까지 걸린 시간이 30여분. 이 짧은 시간에 어린 생명들이 무참하게 숨져갔다.
참변을 당한 2층 [라이브Ⅱ] 호프 집의 엉클어진 내부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의
시쳇더미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발화 =30일 오후 6시55분 지하1층 수리중이던 히트 노래방에 방치된 시너와

페인트에 불이 붙었다. 바닥청소를 하던 아르바이트생 임모(14)군은 경찰에서

{수리가 끝난 뒤 바닥 물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바닥에 깨진 전구가 있었고,

근처에는 시너통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구의 필라멘트에 물이

닿으면서 합선돼 불꽃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1층 =이때 손님 20여명이 있었던 1층의 식당 [종가집 고기마당]은 현관이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계단 반대 쪽에 있어 불길을 피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김은희(17)양은 {[펑]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불이야]하고

소리치자 종업원들과 손님들이 모두 현관을 통해 무사히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2층 =지하에서 올라온 불길은 곧바로 2층의 호프집을 덮쳤다. 학교 축제를
마치거나 생일파티를 위해 55평의 공간에 몰려있던 120여명의 학생들은 세
차례 이어진 폭발과 유리창 깨지는 소리에 놀랐다.

이와 동시에 검은 연기가 열려진 철제 문을 통해 밀려 들어왔다. 동시에 천장에
있던 장식품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커먼 연기를 본 학생들은 출입구
반대편인 주방과 화장실 사이로 몰렸다. 출입구에서 불길과 연기가 솟아오르는
데다 통유리로 만든 창문은 합판과 인테리어 장식으로 막혀 있었다.

유독가스 때문에 숨을 못 쉬고 우왕좌왕하던 학생들은 정신을 잃고 차례로
쓰러졌다. 오모(17)군은 {출입구 쪽에서 연기가 치솟고 전깃불이 나간 것까지만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모(17)군은 {서로가 서로를 밀치는 아수라장 속에서
사방으로 출구를 찾았지만 전깃불이 꺼지고 검은 연기가 자욱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계단-3층 당구장 =2층과 3층 사이 계단에서 호프집에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던 10여명은 3층 당구장으로 뛰어 올라갔다. 당구를 치던 2명과 주인,
2층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곧바로 유리창을 깨고 7m 아래로 뛰어내렸다.

2층 계단에 있었던 박모(17)군은 {검은 연기가 계단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고
무작정 3층으로 올라가, 창틀을 뜯고 건물 뒤편 창고 건물 위로 뛰어내렸다}며
{호프집에서는 여학생들의 비명소리, 우당탕 거리는 소리들이 들렸다}고
말했다.

진화-구조 =관할 중부소방서는 오후 6시59분 상황을 접수했고, 7시가 조금
넘은 시각부터 창문을 깨고 질식한 학생들을 구해내기 시작했다. 구조와 동시에
진화작업을 진행해 오후 7시30분 불길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