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 영국 작가인 살만 루시디(52)가 드디어 주거지를 정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정처 없는 이동 생활을 끝낸 것이다.
3번째 부인과의 생활도 안정됐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애는 벌써 2살이다.
최근엔 불어판 '그 발 밑에 땅'(플롱 출간)을 내면서 언론과 접촉도
활발해졌다. 물론 아직은 영국 경찰이 엄중한 경호를 하고 있다. '악마의
시' 이후 이란 당국의 파트와(처단 명령)가 완전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달까지는 노벨 문학상 최유력 후보로 끝임없이 언론의
추적을 받기도 했다.

루시디는 최근 프랑스의 파리마치 주간지와 인터뷰에서 "나는 경호가
필요없다는 생각이지만, 영국 당국은 아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트와에 시달린지도 어느덧 10년 세월이다. 이제 "내 인생을 찾고 싶다"는
대답은 차라리 루시디의 절규다.

루시디가 "보호가 필요없다"고 우기면 영 당국도 손을 들것이다. 그러나
"여행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라는게 작가의 결론이다. 경호없는 루시디를
비행기에 태우면 '날으는 폭탄'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항공사가 볼 때
그는 아직 위험 덩어리다.

루시디는 "공포에 떨면서 아무 일도 않고 지내기 보다 공포를 떨쳐내고
삶을 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포는 개인의 삶을 움켜쥐는 폭군이 돼버린다.
그래서 루시디의 공포는 "불의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다.

88년~93년 동안 둘째 부인이었던 미국 작가 마리안 위긴스와는
"악몽이었다"고 루시디는 회고했다. 그뒤 "더 이상 사랑을 생각지 않으리라"던
그에게 운좋게도 출판인인 셋째 부인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번 소설 '그 발 밑에 땅'은 록을 중심으로 한 대중음악과 쇼비즈니스의
세계를 그린 대작이다. 영어판은 23만5천 단어, 불어판은 25만 단어(600쪽)
분량으로 루시디의 소설중 가장 길다.

루시디는 지난 반세기 동안 "문화 전반에서 록이 통합적 요소였으며,
핵심적 작용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영국, 미국,
프랑스의 록스타 이름을 십 여명이나 열거하기도 했다.

그가 개인생활에서 완전 정상을 되찾아 가족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