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72)=이 바둑에 임하는 샤오웨이강의 자세는 평소와
달리 굳어 있었다. 상대를 의식한 때문이다. 샤오가 가장 존경하는
기사는 스승인 마샤오춘도, 자국 1인자인 창하오도 아닌 조훈현이다.
그는 몇년 전 어느 인터뷰 자리에서 이같은 사실을 고백했다.
"조훈현 구단의 비범한 전투력, 어려운 대목에서도 음양을 바꾸는
절묘한 기술을 배우고 싶다-" 외경해온 상대 앞에서 제 실력이
나오기란 힘든 법. 그는 지난해 9월 제3회 삼성배서의 첫 대결때도
흑으로 완패했었다.
59로 65에 끊으면 어떻게 될까. 참고 1도 백 2때 흑은 3 언저리에
두어 달아나야 하는데, 백은 8까지 떵떵거리고 산다. 60이 시기
적절한 응수타진. 62를 선수로 두어 흑 '가'의 치중 맛을 멋지게
없앴다. 58, 60, 62 등이 성립된 이면의 모든 원죄는 에 있다.
그 와중에 61도 문제였다. 참고 2도가 확실히 잡는 코스였으며,
실전은 귀에 찜찜한 뒷맛이 남아 더욱 불리해진 것. 64의 2단 젖힘은
형세 따로, 강수 따로인 조훈현 다운 수. 이창호라면 66 정도였을
것이다. 67, 69로 비틀거리며 추격해보지만 72까지, 누가 곤마인지
모르게 됐다. 일방적 장고속에 샤오는 분명 주눅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