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씨가 숨어 산 것으로 알려진 서울 동대문구 용두2동 집은 비밀
안가를 연상시켰다.
건평 25평 정도의 집은 사방에 도망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놓은 듯, 방과 방
사이에 문이 있었다. 겉모습도 6∼7개 창문에 모두 쇠창살이 쳐 있고,
바깥에서 집안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슬래브를 2∼3곳에 쳐놓았다.
이씨가 주로 몸을 피했던 곳은 현관으로 들어섰을 때 좌측에 있는 2.5평짜리
방이라고 이씨의 막내아들(25)이 검찰 수사관에게 말했다. 대문에
설치한 비디오폰으로 경찰이나 가족이 아닌 사람이 오면, 찻장 등 장롱을
세워놓은 뒤 한 사람이 겨우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종이박스 10여개로
가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방에 원래 있던 마루쪽 문을 책장으로
가려놓았고, 안방으로 연결되는 문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집안 화장실 욕조 위에 내벽을 뚫은 뒤 175㎝ 높이에 가로 120㎝,
세로 50㎝로 0.2평 가량의 또 다른 은신처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이
은신처의 입구크기는 가로 70㎝, 세로 60㎝밖에 안돼 바깥에서 볼 때는
비누나 청소도구를 넣는 작은 창고로 밖에 안보였다. 막내아들은
수사관들에게 『실제로 아버지가 화장실에 숨은 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10년 동안 숨어 지냈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이웃과
수사관들도 있다. 한 수사관계자는 『종이박스만 치우면 은신처가 드러나고,
욕조 근처 골방도 문만 열어보면 쉽게 발각될 수 있는 것』이라며, 『10년
동안이나 이런 식으로 숨어 살았다는 주장을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웃들도 『동네 사람들과 별 말을 하지 않고 큰 개가 있는 집』으로만
기억하면서, 『다른 남자가 왔다갔다하는 것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통장, 반장은 『집에 서류를 갖다 줄 때도 문 안을 안 보여주려고 밖으로 나와
받아가 이상하게 생각했다』면서도 『이 동네에서만 3차례 이사하며
살았는데 한번도 못 봤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