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국민회의 부총재는 27일 오후 천안 대학에 강의를 내려가
접촉이 되지 않았다. 대신 측근인 최상주 보좌관이 중앙일보 문일현
기자에게서 보고서를 전달받은 과정과 26일 문 기자와의 통화내용을
설명했다. 이 부총재 사무실에는 국가정보원, 여권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정신없이 전화가 걸려왔다. 최 보좌관이 전한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6월 말쯤 베이징의 문 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내가 만든 문건이
있는데 부총재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당시 부총재는 국가정보원장을
퇴임한 직후라 여의도에 있는 지금 사무실로 팩스가 왔다. 부총재에게
문건을 보고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부총재도 본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 물론 대통령이나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도 않았다.
문 기자는 7월쯤 서울에 왔을 때 사무실에 들렀는데 보고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정 의원이 문건을 폭로한 후 내용을 보니 낯이 익었다.
26일 오후 2시쯤 베이징의 문 기자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서 '당신이
만들었던 문건 아니냐'고 했더니 '맞다. 왜 한나라당에 흘러갔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부총재에게 보고했고 부총재는 당에 알렸다. 이후
어디선가 '문 기자가 중앙일보 모 간부와 보고서 작성을 상의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저녁 8시쯤 다시 전화를 걸어, 중앙일보 간부의
이름을 대며 '상의한 것 아니냐'고 따졌더니 시인했다. 문 기자에게
'들어와서 해명하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들어오지 않겠다'고 하더라."
최 보좌관은 "이 문건이 이 부총재뿐 아니라 다른 여권 관계자들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했지만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앙일보
간부의 신원도 "당이 밝힐 것"이라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