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뮤지컬'이라고 하지만, 드라마 위주인가 음악 위주인가에
따라 그 색채는 다양하다. 매우 대조적인 창작 뮤지컬 두편이 11월 초순
예술의전당에서 나란히 선보인다. 재기 넘치는 연출가 장진의 뮤지컬
데뷔작 '아름다운 사인(11월 4일∼2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이 배우
위주로 출연진을 구성한, '연극적 뮤지컬'이라면 '팔만대장경'(11월
8일∼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주요배역진을 성악가로 기용해
음악적 완성도를 추구하겠다는 작품이다.
▨ 아름다운 사인 =모든 일은 끝나봐야 알 듯,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가는 죽은 다음에 알게된다. 그래서 '아름다운 사인'(장진
작-연출)의 주인공들은 죽은 여자, 그것도 자살한 여자 6명의 시신들이다.
시체실에서 누워있던 여자 시신들은 슬금슬금 일어나 검시관에게 어떻게
살다 어떻게 죽었는지를 여성 특유의 입심좋은 수다떨기로 늘어놓는다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다. 여자들을 자살로 내모는 세상을 꼬집고, 사랑과
삶에 관한 여성들끼리의 고민들을 위트와 풍자 가득하게 내뱉으며
관객들을 웃기는 코믹 뮤지컬이다. 여자검시관역엔 배종옥과 뮤지컬배우
김선경이 더블캐스팅됐으며, 조민기 김지영 이용이 이미라 추귀정 명경수
고호경 등이 출연한다. 장진의 모든 연극-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뮤지컬에서도 여자 검시관 이름은 '화이'다. (02)516-1501
▨ 팔만대장경 =명성황후 시해, 장보고의 활약에 이어 이젠 고려말
팔만대장경의 역사가 뮤지컬 무대로 들어왔다. '팔만대장경'(김의경 극본,
이종훈 연출)은 외적의 침략을 물리치겠다는 일념으로 8만1258개의
나무판에 글자를 새겼던 각수들의 신념과 혼과 장인정신을 그리면서,
각수들과 여인들의 한맺힌 사랑이라는 픽션을 가미한다. 여주인공
묘화역은 한국 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소프라노 김원정이 맡는다.
묘화를 놓고 다투는 두 남자역은 한국 벨칸토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중견
성악가 여현구와, 오페라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는 바리톤 현광원이
각각 맡는다. 탤런트 김성원 김진태 뮤지컬배우 김장섭 등이 함께 무대에
선다. 음악을 맡은 작곡가 김선하씨 역시 뮤지컬 음악은 처음이다. 조셉
A 베이커(편곡), 데이비드 린드(음향), 프랑코 마리(조명)등 외국
스태프들도 다수 참여한다.
(* 김명환기자mhkim@chosun 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