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블의 모험 1∼4(An American Tail)
감독: 돈 블루스(Don Bluth) 외
배급: CIC(연소자가)

쥐와 고양이는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최고의 스타로 군림해왔다. '미키
마우스'가 그렇고, '톰과 제리'가 그러하다. 그리고, 둘 중에서도 악역은
대부분 고양이의 몫이다. 고양이가 강자의 위치에 있고 쥐가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피블의 모험'은 '톰과 제리'처럼 쥐와 고양이의 대립이 이야기의 축이
된다. 그러나 톰과 제리가 본능 그대로의 쥐와 고양이로서 숙명적으로
대립하는 반면 피블의 모험은 인간사회를 빗대어 의인화된 쥐와 고양이가
대립한다. 1화에서 4화까지 모든 이야기가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쥐는 인간사회의 피지배계급, 또는 소외계급에 속하고 고양이는 지배계급에
속한다. '피블의 모험'을 애니메이션으로서 이례적으로 사회성 짙은
작품이라고 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작품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의 미국 이민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제1화(1986년)는 주인공 피블의 가족인 마우스 카비츠 가족의
미국 이민사를 다루고 있다. 유태인 계통으로서 러시아에서 살고 있던 피블의
가족은 코사크족의 마을 습격과 고양이들의 횡포에 지쳐 '치즈가 넘쳐흐르고
고양이가 없는 꿈의 나라' 미국으로 이민하게 된다. 그러나, 배를 타고 뉴욕에
도착한 피블의 가족이 마주치게 된 미국은 듣던 것과 달리 치즈 얻기도 고되고
힘있는 고양이들의 횡포도 다를 바 없다. 제2화는 미국의 서부개척사를 풍자한
것으로 치즈 대신 금광의 꿈을 찾아 떠나는 서부극 모험물이다. 시리즈 중
사회성이 가장 짙은 제3화는 노동자와 자본가간의 갈등, 자본과 권력의 결탁,
어린이 노동착취 등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제4화는 전작들에
비해 다소 사회성이 약화되어 있다.

'피블의 모험'은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고 '아나스타샤'의
돈 블루스가 감독한 작품답게 우아하고 장대하면서 스피드한 액션이 돋보인다.
김의건·A2기획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