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보수-개혁파 내분...선거날 결국 후보 못내 ##
과거 수하르토 정권시절 재벌-기업-전문직업인-공무원-군인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최대 정치세력으로 군림하던 집권 골카르당은 44년만에 치러진 역사적 민주적 대통령선거 당일
후보조차 내세우지 못하고 허무하게 주저앉고 말았다.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일치된
민심(민심)에 밀린 데다 자중지란까지 겹친 것이다.
20일 새벽 0시30분(이하 현지시각) 국민협의회(MPR)는 찬반투표를 통해 골카르당 대선후보이자 현직
대통령인 하비비의 정책소명연설의 수용을 거부,[밀실흥정]을 통해 대통령으로 재집권을 바라던 하비비에
일격을 가했다. 오전 1시30분쯤 골카르당 의장이자 국회(DPR)의장인 악바르 탄중은 쿠닝간 소재 하비비
자택을 방문했다. 여기서 탄중은 하비비의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하비비는 새벽녘에 사퇴를
결정했다.
골카르당은 하비비 사퇴 직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비비 대타(대타)로 탄중을, 부통령 후보로는 위란토
국방장관 겸 통합군사령관을 내정하고 이를 언론에도 흘렸다. 그러나 정작 후보 마감시한인 오전 9시까지
옥신각신하다 결국 최종 후보를 내세우지 못했다.
당 소식통은 {반(반)탄중 세력이 탄중 후보티켓에 대해 강력히 제동을 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골카르당에는 사실상 두개의 큰 파벌이 존재해왔다. 하비비와 구(구) 수하르토 세력이 주축이 된 수구파와,
탄중 및 마르주키 다루스만 당부의장을 중심으로한 개혁파로 나뉘어져 있다. 전자(전자)에 대해선 부패된
기득세력이란 의미에서 [블랙(black) 그룹], 후자(후자)는 깨끗 청렴하다고 해서 [화이트(white)그룹]이라고
불린다.
골카르당내 개혁세력인 소위 [화이트 그룹]은 그동안 하비비의 출마를 사실상 견제해왔고
인니투쟁민주당(PDI-P) 후보인 메가와티 등 민주화세력과의 제휴를 꾀했다. 당 소식통은 {이 개혁세력은
80명의 의원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여차하면 당을 떠날 생각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메가와티도 {내가
당선하면 탄중을 부통령으로 임명해 같이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결국 하비비가 20일 새벽 의회로부터 신임을 못받게돼 대선출마를 포기하게 된 배경에는 [화이트 그룹]의
역할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불화의 골이 깊어진 양쪽 그룹은 선거당일날 아침 극심한 대립을 보여
결국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것이다.
(* 자카르타=함영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