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수는 고정관념과 거꾸로 달린다. 유부녀가 무슨 모델?
변정수는 결혼하고 나서 '톱모델'이 됐다. 아기 낳고 무슨 모델?
'호야' 엄마가 된 뒤 변정수는 더욱 바빠졌다. '바이올렛'이란
팬클럽을 가진 변정수는 패션모델도 '언니부대'를 거느린 대중스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방송에도 적극 진출했고, 라디오 DJ도
해냈다. CF도 여러 편 찍고, 책도 내고, 대학 강단에도 섰다.

이런 '못 말리는 유부녀' 변정수가 세상 밖으로 나간다. 20일
미국행 비행기를 탄다. 뉴욕에 본사를 둔 유명 모델 에이젼시
'넥스트'에 발탁됐기 때문이다. '넥스트'는 크리스텐 맥메나미,
커스텐 오웬 등 톱모델들이 줄줄이 소속된 세계적 회사다. 이 회사가
우리나라 모델을 발탁한 것은 물론 처음이다.

변정수가 감격해서 털어놓는 '성공담' 뒷얘기도 재미있다. TV와
라디오 출연을 접고 한숨 돌린 변정수는 지난달 중순 무조건 세계
패션의 심장부 파리로 날아갔다.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현지 모델 에이전시 문을 두드리기 위해서였다. 마침 파리에서는
디자이너 이영희씨 패션쇼가 열리고 있었다. "선생님께 달려가 무대에
서겠다고 졸랐지요." '명성황후' 의상으로 무대에 선 변정수를 유심히
지켜본 '넥스트' 관계자가 변정수에게 "당장 계약하자"고 나섰다.

"174㎝ 키가 외국 기준으로는 너무 작고, 스물 여섯 나이도 너무
많은 게 아닌가 걱정됐어요. 요즘은 10대 판이잖아요. 키도 180센치는
기본이고…. 처음에는 키를 2㎝쯤 올려 말하고 나이도 두살 깎아내렸다가
나중에 다 고백했어요." 회사측에서는 변정수의 '실체'를 알고도 흔쾌히
'OK'했다. "흔히 외국에서는 광대뼈가 툭 튀어나오고 눈이 옆으로 쫙
찢어진 동양 얼굴을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저를 보고는 세상에, 정말
너무너무 예쁘다지 뭐에요." 변정수는 "너무 기뻐 함께 간 매니저 언니를
얼싸안고는 엉엉 울었다"고 한다. 그래도 다른 모델들 보다 작은 키 때문에
밀리면 어쩌냐고 물었더니 "이미지로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다"고 씩씩하게
말한다.

변정수는 곧 뉴욕 컬렉션에 이어 파리 프레타 포르테와 밀라노 컬렉션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일기로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흥분의 순간들을 전부
셀프 카메라에 담을 거에요. 돈? 성공? 돈 벌려면 저 여기 그냥 있어도
돼요. 국내에서만큼 대인기를 누리리라는 보장도 없지요." 그러나 그냥
안주하기에는 끓는 모험심을 식힐 수가 없다. 영어-불어는 잘 못해도
손짓 발짓 몸짓으로 기세를 휘어잡겠다고 자신한다.

"겁나냐구요? 떨리냐구요? 천만의 말씀이예요. 벌써부터 몸이 근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려요." 변정수보다 두살 아래 동생 변은정(24)도 언니 뒤를
이어 잘 나가는 모델. 변정수는 "자리 잡으면 곧 은정이도 데리고
나가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