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이 16일 새벽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부지역을 강타, 아파트 등 고층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고 수백만명의
주민들이 놀라 잠에서 깨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또 진앙지 부근을
운행중이던 열차가 탈선하고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휘거나 파손됐으며 LA
카운티와 오렌지 카운티 등지에서는 변압기가 폭발하고 정전사태를 빚어
9만여명의 주민이 어둠 속에서 공포에 떨었다. 다행히 지진이
인구밀집지대인 LA 중심지역을 비켜가 탈선사고 등으로 인한 경상자
몇명을 제외하고는 큰 인명 및 재산피해는 없었다.

진동은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 서부 3개 주에서 감지됐으며 특히 LA다운타운
일대와 라스베이거스, 빅베어, 사우전드 오크스, 롱비치, 샌디에이고,
심지어 애리조나 일부지역의 경우 길게는 30초간 계속됐다. 이들 지역의
주민과 호텔 및 모텔 투숙객 등은 방송사와 소방서 등에 전화를 걸어
대피여부를 묻는 등 불안한 밤을 보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h)
지질연구소는 이날 오전 2시46분(한국시간 오후 6시46분)께 규모 7.0의
지진이 LA에서 라스베이거스, 샌디에이고에 이르는 남서부 지역을
강타했으며 이후 규모 4.0-6.0 가량의 여진이 십여차례 이어졌다고
밝혔다.

루시 존스 미국지질학회(USGS) 패서디나 사무소장은 "앞으로
수천차례의 여진이더 있겠으나 이번 지진 때보다 더 강력한 지진이
다음주안에 발생할 확률은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진앙지는
캘리포니아주 남부 모하비 사막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으로부터
북동쪽으로 51㎞, LA에서 동쪽으로 약 160㎞ 떨어진 '헥터'라는 마을로
측정됐으나 다행히 이 지역은 농촌지대로 인구가 많이 살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헥터는 지난 92년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해 사망 1명,
부상 400명, 재산피해 1억달러를 낸 샌버나디노 산악지대 랜더스에서 약
40㎞ 떨어진 곳에 있다.

CBS 2 텔레비전 방송은 이날 오전 3시10분께
승객 150여명을 태우고 진앙지에서북쪽으로 수㎞ 떨어진 철로를 달리던
앰트랙(전미철도여객수송공사) 소속 시카고발LA행 열차 1대가 탈선,
4명의 경상자가 발생했으나 객차 22량은 모두 온전하며 승객들은 몇시간
대기후 앰트랙이 마련한 버스에 분승, LA에 무사히 도착했다.

또 조슈아
트리와 바스토 간 고속도로 247이 지진의 영향으로 휘어졌으며
바스토우아 니들스간 인터스테이트 40 위에 설치된 고가도로에 10㎝가량
균열이 생겼으나 차량소통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이날 지진으로
많은 주민들이 놀라 잠에서 깨 TV의 긴급뉴스를 시청하는가 하면일부는
거리로 뛰쳐나왔으며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진동은 침대 위의 몸과 천정에 달린 전등이 흔들리고 부엌
선반에 올려놓은 그릇과 음식물이 떨어질 정도로 심했으며 일부 지역의
경우 잔디 스프링클러가 파열되거나 수영장과 가옥, 건물 벽에 금이
가기도 했다.

현지 경찰과 소방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사상자 및 재산피해를 계속 점검하고 있다. 지난 94년 1월
리히터 규모 6.7의 지진이 로스앤젤레스 북부 노스리지를 강타,72명이
사망하고 400억달러의 재산피해를 낸 바 있다.

각종 위험에 대한 자문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EQE 인터내셔널사에 따르면 지난8월17일 터키와
9월21일 대만(臺灣)에서 발생한 규모 7.4이상의 지진이 LA
카운티와오렌지 카운티 일대를 강타할 경우 수천명의 사상자와
1천억달러이상의 재산피해를낼 것으로 우려됐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