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에 이미 "총선 여권부담 크다" 작성...도덕성논란 시달릴듯 ##
보건복지부가 직장-지역 의료보험 통합을 당초 예정보다 6개월 늦춰
총선 후로 연기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여권에 미칠 악영향을 내부
보고서를 통해 검토했다는 사실이 공개됨에 따라 정부-여당의 도덕성을
둘러싸고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정부의 공식 입장은 통합을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됐고 이에 따라 관련 전산망 미비 등 기술적
문제 때문에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지난 9일 김종필 총리 주재
고위 당정회의에서 통합 연기를 결정한 뒤 발표된 것도 그렇고 이틀 후인
11일, 차흥봉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거론한 것도 같은
내용이었다.
하루 뒤인 12일에는 김대중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해 관계자가 둘로
나뉘어, 한 쪽이 500만명 서명을 받아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민주정부로서 밀고나갈 수는 없다』고 말했었다.
연기 발표 이후 『총선 때문에 연기한 것 아니냐』는 시민 사회단체의
의혹이 제기됐으나 정부와 여당은 이를 극구 부인해왔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시균 의원이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복지부 내부보고서 「의료보험통합 추진현황과
향후대책」에 담긴 내용은 정부-여당의 이같은 입장을 상당 부분 뒤집고
있다.
지난 8월20일 작성된 보고서에서 보건복지부는, 통합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정기국회 초기인 10월초에 통과되더라도,『내년초
통합공단의 업무혼란이 총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여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보고서는, 따라서 개정안의 조기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적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행정기관이
여당의 선거를 고려해서 이를 문서화했다는 점, 이것이 최종 정책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은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당장 이날 국정감사에서 박 의원을 비롯 정의화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총선을 의식한 국정 혼선의 대표적 사례』라고
따졌다.
차 장관은 『정치적 외압 없이,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업무 혼란이
예견됨에 따라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보건복지부 자체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