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는 15일 시내 국정원에서 천용택 국정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였으나 국정원내
감청시설 공개여부를 놓고 야당의원들과 국정원측이 맞선 끝에
야당 의원들이 국감을 거부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국정원의 업무보고를 들은 뒤 감청
시설을 둘러보도록 할 것을 요구했으나 국정원측이 보안 등을
이유로 거부하자 전원 국감장을 퇴장했으며 이에 따라 국정원
감사는 여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은 "국정원내 국내외
전화를 도.감청하는 국이 있고, 많은 인원이 4개조로 나뉘어
365일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박관용 의원도 국정원이
독자적인 감청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며 이의 공개를
요구했다고 한나라당 간사인 김도언 의원이 전했다.

이에 천용택 원장은 "불법 감청을 하느냐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지 시설과 장비를 본다고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야당이 공개를 요구하는 시설에는 외사, 방첩첩보수집과 관련한
공개 불가능한 장비가 있고, 외국의 경우도 정보기관의 그런 시설을
공개하지 않는게 관행이란 점을 감안,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감청 등에 대한 국정원의 견해'라는 자료를
통해 "국가안보 및 정보사범 수사를 목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절차에
따라 제한적으로 감청을 실시하고 있으나 불법 감청이나 도청은 전혀
없다"면서 "특히 정치인에 대한 감청신청은 한 건도 없었고 불법
감청도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자체집계 결과 올해 수사상 감청을 신청한 건수는
255건으로 지난 상반기 245건에 비해 4% 증가한데 불과하다"면서
"남북교류 확대로 대공차원의 감시대상자가 증가하고 민혁당 사건
혐의자에 대한 감청이 늘어났으며, 휴대폰 팩스 PC의증가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올들어 감청을 통해 민혁당 사건 관련자 6명과 정보사범 1명
등 모두 7명을 검거했고,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마약밀매조직 99건, 4
62명을 적발했으며 총기밀매조직 19건, 42명을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부연했다.

국정원은 또 무선전화 감청문제와 관련, "정보수사기관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휴대폰 이동에 따라 수많은 기지국의 유선구간을 접속하며
감청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우리나라 무선전화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이어서 통화자의음성이 암호화된 상태로
전송되기 때문에 통화내용을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기자/ ash@yonhapn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