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끝난후 정체성 위기에 빠진 유럽 사회주의가 고민끝에 내놓은
것이 영국 블레어 총리의 '제3의 길'과 독일 슈뢰더 총리의 '신중도'
개념이었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프랑스 사회주의자들은 사회주의 전통에
80년대 후반부터 '유행'중인 신자유주의 사상을 가미한 이같은 신 사조
흐름과 뚜렷한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 제3의 길에 비판적 입장을 강화해
왔던 프랑스 집권 사회당은 마침내 정통 사회주의 고수를 선언하는
'21세기 사회주의자 선언'을 채택,블레어-슈뢰더와 '결별'을 확실히
했다.
12일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승인한 프랑스 사회당의 선언문은
블레어 총리가 추구하고 있는 자유시장경제 지향의 '제3의 길'을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기존 프랑스 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할 것
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선언문은 "보다 인간적인 사회는 이윤추구와
경제논리에 의해 모든 가치들이 결정되는 사회가 아니며,국가가 인간다운
삶을 위한 공공서비스와 완전고용을 보장해줄 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영국의 제3의 길이 강조하는 국가규제의 철폐와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문제가 많다"고 선언문은 주장했다.
또 러시아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의 경제위기를 예로 들면서 "시장경제는 지난 20년간
국가간,사회계층간의 불평등한 경제발전을 야기했다"며 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일정한 규제로 조정돼야 하는 비인간적 체제로 규정했다.
사회당은 완전고용을 달성하기 위해 중산층이 주도해 서민층과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보장을 분담하고 사회통합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산층-서민층-소외계층 3자 연합 즉 '누벨 알리앙스(새로운 동맹)'가
필요하다"고 선언문에서 주장했다. 이 선언문은 다음달 8∼10일 프랑스
라데팡스 국립공업기술센터에서 개최될 제21차 국제사회주의자 대회에서
추인될 예정이다.
프랑스 사회당의 선언문에 대해 영국 언론은 지난
6월초 블레어와 슈뢰더가 조스팽을 빼고 발표한 유럽사회주의자 강령에
대한 보복이라고 분석했다.
더 타임스는 다음달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개최될 예정인 중도 좌파 지도자 정상회담이 노동시장 유연화를 골자로
하는 선언문을 내놓을 것이라는 정보를 프랑스가 미리 입수,맞불을
놓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