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삼풍백화점 참사 때 부인과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것을
비관해오던 40대가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4년만에 목숨을 끊었다.
12일 오전 7시께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내 삼풍참사
위령비 옆에서 이원걸(43.무직.서울 서초구 반포동)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최모(39.회사원)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최씨는 경찰에서 "산책하러 시민의 숲에 갔다가 나무에 사람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신고했다"고 말했다.
현장 부근 벤치에서는 휴대용 수첩 4장 분량의 유서와 함께 이씨가
마신 것으로 보이는 빈 소주병 2개와 맥주캔 4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그동안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진작 죽었어야 했다"는
내용과 함께 삼풍참사 보상문제에 대한 불만 등이 담겨 있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부인과 외아들을
잃은 뒤 줄곧 이를 비관하면서 혼자 생활해왔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슬픔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이씨의 두손이 테이프로 한데 묶여
있었다"며 "이씨가 살고 싶다는 본능적 욕망때문에 자살이 실패할
것을 염려해 자신의 손을 묶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byongsol@yonhapn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