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군 특공대가 호주군을 주축으로 하는 국제 동티모르파견군
(INTERFET)의 진지 주변을 정찰하는 등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9일 다국적군과 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간에 전투가 벌어져 민병대원
1명이 또다시 사살됐다. 동티모르에서는 지난 6일에도 민병대 2명이
사살되고,INTERFET 4명이 부상했다.
호주군 대변인 마크 켈리 대령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각)쯤
다국적군 5명이 서티모르 인접 수하이항구 북쪽 국경지역을 순찰하던 중
무장병력 12~15명의 공격을 받았다. 순찰대원들은 즉각 응사에 나서 민병대
차림을 하고 있던 1명을 사살했으며,나머지는 도주했다. 다국적군측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도네시아 정예 코파수스 특공여단 대원들이 동티모르내 호주군
부대 주변을 야간 정탐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INTERFET가 9일 밝혔다.
동티모르 주둔 인도네시아군 8000여명은 지난달 17일부터 서티모르
접경도시 아탐부아로 철수했으나, 야음을 틈타 다국적군의 전력을 탐색하는
등 계속 공격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공대원들을 목격한 호주군의
그랜트 킹 대위는 "그들은 민병대가 아닌 인도네시아 군인들이 분명했다"면서
"방탄복과 야간투시 망원경,최신 자동소총 등 특공대에 지급되는 장비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피터 코스그로브 INTERFET 사령관은
"만일 인도네시아 군병력이 공격을 가해올 경우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인도네시아 민병대원 수백여명은 호주군 살해를 위한 게릴라전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경지대 민병대 훈련장을 방문취재한
싱가포르 선데이타임스지에 따르면,730명의 민병대원들이 국경지대 가톨릭
공동묘지 인근 은폐 지역에서 호주군을 기습하기 위한 게릴라전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타락 민병대의 지휘자이자 이 훈련장
책임자인 도밍고스 페레이라는 인터뷰에서 "재래식 전쟁으로는 승산이 없다.
1~2개월 후 산발적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군은 물론,인도네시아 국민 상당수는 역사적으로 반호주 감정을
갖고 있으며,양국은 동티모르 동쪽 해안과 호주 대륙 사이 세계에서 매장량이
가장 많은 곳중 하나인 유전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영유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온 두 나라는 89년 "6만1000㎢의 티모르해를
3등분, 두 해역은 서로 1개해역씩 나눠 갖고,나머지 1곳은 공동
개발한다"는데 합의했다. 호주는 그 대가로 국제사회에서 유일하게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에 대한 지배권을 인정했다.
호주는 그러나 지난해 8월 동티모르 독립요구가 거세지기 시작하자
정책을 급선회,주민투표 실시와 독립파 지도자 사나나 구스마오의 석방을
지지하고 나섰다. 앞서 호주의 한 석유회사는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동티모르
독립운동 지도자 구스마오로부터 "석유채굴권을 인정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존 하워드 총리는 기다렸다는 듯 주민투표 비용 2000만
달러 가운데 절반을 지원해 주겠다고 나섰다. 인도네시아인들이 내정에
개입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