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가 외국여자와 벌이는 베드신은 괜찮지만, 외국남자와
한국여자의 베드신은 안 찍는 게 낫다."
한해에 출시되는 성인용 에로 비디오는 무려 300여편. 조악한 내용을
보면 대체 누가 이걸 빌려볼까 싶지만 고정 고객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대여시장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들 쉬쉬하며 빌려가는 통에 제대로 된 통계 하나 없는 게 현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비디오 잡지 '비디오 채널' 10월호에 실린
'에로비디오의 대여경향' 내용이 눈길을 끈다.
외국남자와 한국여자 베드신과 함께 제작자들 사이에서 금기로
여겨지는 또다른 요소는 "너무 미남이거나 근육질의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면 실패한다"는 것. 여성용 에로물도 시기상조다. 이는 모두
20-40대 남자들이 주고객이기 때문이다.
수십개에 달하는 에로 비디오 제작사들은 제목에서 일단 승부가
나는 장르 특성상 작명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두 여자가 사는 법'
같은 TV 드라마식 제목이나 지나치게 긴 제목은 좋지 않다. '남자' 나
'섹스'가 들어간 제목도 실패한 적이 많았다고 한다. 97년 '젖소부인
바람났네'의 빅히트 이후 '개같은 날의 정사' '과부들의 저녁식사'
'이보다 더 야할 순 없다'등 허다한 패러디 제목을 낳았던 열풍은
이제 잠잠해진 상태. 대신 사실적이고 노골적인 제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객들은 제목과 함께 자켓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한명이 나온 것보다
여러명이 함께 나온 자켓이 선호된다고. 인물이 좀 떨어지더라도 외국
배우들보다는 우리나라 배우들이 등장하는 자켓을 더 좋아한다. 통념과
달리 모델처럼 예쁜 배우가 자켓에 나오는 것은 인기가 없다. 에로
비디오팬은 이미 이 분야에 통달한 고정관객이라서, 그런 빼어난 미모의
배우는 실제 비디오에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란다.
최근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고 있는 에로 비디오 대여시장을 주도하는
있는 것은 학원물과 TV 형식을 빌어온 것들이다. 올 최고 히트를 기록한
'미소녀 자유학원' 시리즈를 비롯해 '여자 기숙사' '여대생 비밀과외'처럼
여학생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충격 비교체험 극과 극'
'FD 수첩' '다큐 섹스 이야기속으로'처럼 TV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작품들도
많이 대여된다.
에로 비디오에 대한 진기록 몇가지. 역대 최고 히트작은 '젖소부인
바람났네 2'의 2만3000장. 최장기 시리즈는 12편씩 나온 '야시장'과 '정사수표'.
최고 개런티를 받은 배우는 '변강쇠와 두 젖소부인'의 진도희로 2500만원을
받았다. 그리고 가장 긴 에로 비디오 제목은 "친구 집에 갔더니 누나 혼자
있더라. 그래서 난 그녀의 위에 올라갔다"였다.
(*이동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