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왜 사고입니까. 고장이지.』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가 공개된 5일 밤. 한국전력 원자력발전처에
전화를 걸어 『월성 원전 사고에 대해 묻겠다』고 하자, 즉각 되돌아온 한전측의 대꾸였다.
『자동차가 길 가다 선 것을 사고라고 합니까. 원자로 격납고 내부에서 일어난 중수 누설도
자동차가 내부기기 고장으로 길을 가다 선 것과 같아요.』

『고장 때문에 사람이 다쳤다면 사고가 아닙니까』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랬다. 『누가
다쳤다고 그래요, X-레이 몇번 찍은 정도에 불과한데 .』

월성 원전 원자로 격납고 안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난 시각은 4일 저녁 7시10분. 이
사실이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것은 5일 오후 8시쯤이었다. 사고 발생과 공개 사이에
약 25시간이란 시간차가 존재하고, 이는 규정된 공개 시한인 「사고 다음날 오후 6시」를
넘긴 것이다.

과학기술부 월성 주재관이 이 사고를 한전으로부터 통보받은 시각은 5일 오후 5시30분.
22시간20분 동안 쉬쉬하다 공개시한 30분을 앞두고 턱걸이하듯 과기부에 알린 것이다.

이것이 공개가 늦어진 첫번째 이유였다. 한전은 5일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에서 열린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고 사실이 보도된 6일 한전은 영문 편지 한장을 언론사에 보내왔다. 한전의 해외 주재원이
외국 원자력 관련기관, 언론의 반응을 취합해 본사에 보낸 편지였다.

한전이 용기있게 강조점까지 찍어 보낸 이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Much Ado
About Little」. 번역까지 친절히 곁들였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원전의 경우 지극히 경미한 누출사고도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상식이다. 본사, 현장,
해외의 모든 한전 직원들의 의식부터 우선 재정비해야 할 시점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