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 주민투표' 이후 친인도네시아 민병대의 살륙을 피해 서티모르로
탈출한 동티모르인은 25만명. 이들은 기약없는 귀향의 그날을 손꼽으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귀향을 원하는 동티모르 난민들의 귀환 방침에 동의했다고 3일 밝혔다.
유엔은 빠르면 6일부터 항공기로 이들을 실어 나르고, 다국적군도 아직
별다른 장애없이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동티모르 난민들은 이런 낙관적 전망을 믿지 않는다. 서티모르의
난민촌마저 민병대의 총칼 아래 놓여 있고, 동티모르로 귀환한 난민 2명은
"민병대가 `몰살' 위협을 했고, 동티모르에 곧 `전쟁'이 닥친다고 공언했다"며
넌더리를 쳤다. 인권단체들은 "귀향 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경우 민병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반독립파 민병대 지도자들은 3일 모여 "목숨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과 호주 정보기관은 민병대원 4000여명이 동티모르에 침투해
게릴라전을 펼치기 위해 동-서티모르 경계지역에 집결했다고 보고했다.
난민촌에 대한 구호품 전달도 민병대의 경계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국적군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원망하지만, "평화군
활동이 너무 더디다"는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동티모르내 치안도 마음놓을 수 없다. 일가족이 산에 올라가 하늘을
이불삼고 야자열매로 끼니를 때우는 일도 있다고 AP통신이 전한다. 핀토(25)는
"주민투표 며칠전 3시간 걸려 산속 피신처를 마련했지만, `평화가 회복됐다'
는 라디오 방송만 믿고 하산한 형제 3명이 민병대에 납치됐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