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새벽 2시20분 AP가 전 세계에 타전한 노근리 학살사건
보도는 서울지국 최상훈(32 ) 특파원 취재기획의
개가였다.

최 특파원은 60년대 초부터 문제를 제기해온 유가족들이
지난해 우리 정부에 낸 재조사 요청이 거부되자 진상규명을 결심했다.
지난해 4월 증언과 역사적 정황증거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본사에
취재기획서를 냈다.

미국 본사 기자 2명과 지원팀 5명으로 노근리팀이
구성돼 "피란민을 적으로 간주하라"는 명령서를 찾아내면서 취재는
급진전하는 듯 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최 특파원은 유가족들이 국회 정당 청와대 국방부 등에 보낸
탄원서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아봤으나 확인할 길이 없었다. 클린턴 미
대통령과 고어 부통령겸 상원의장 등에게 보낸 서한의 배달증명서까지
떼어보았다.

"국민들의 억울한 사연은 정부가 공식 조사해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뉴욕타임스 등 미국내 주요신문 15개가
1면 머리기사로 기사를 받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중
양씨라는 노인은 유서에 AP가 진상규명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적어 후손에
길이 기억토록 하겠다고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기사화 가치가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 취재에 매달렸습니다. 오랫동안 고생했지만
진실규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뿌듯합니다."

91년
영자신문 코리아헤럴드에서 기자생활을 시작, 94년 AP에 입사했다.

서울지국의 신호철(59) 지국장은 "집요한 추적취재의 개가"라며,
"한국인으로 퓰리처상 기사부문 첫 수상자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