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위원회는 27일 열린 특별 회의에서 동티모르의
인권 유린 행위를 조사할 국제 위원회 설치에 합의했다.

유엔 인권위의 앤 앤더슨 위원장은 53명의 위원 중 27명이
국제 조사 위원회 설치에 찬성했고 12명은 반대했으며 11명은
기권, 3명은 투표에 불참했다고 발표했다.

조사위 설치는 유엔 동티모르 전범 재판소 설립을 염두에 둔
예비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엔 인권위가 특별 회의를
소집한 것은 구 유고슬라비아와 르완다의 인권 유린 행위 논의 때에
이어 이번이 사상 4번째다.

유럽연합(EU)의 발의로 이날 가결된 결의안은 동티모르의 인권
유린 및 국제 인권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적정수의 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조사 위원회를
설치토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문, 여성 폭력, 처형, 난민 문제에 관한 유엔 전문가들이
동티모르현지를 방문하며 조사위 활동은 인도네시아 인권 위원회의 협력을
받아 이루어지게 된다. 조사위원 임명 등 구체적인 사항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결정한다.

유엔 인권위는 당초 지난 24일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아시아 국가대표들이 조사위 설치 결의문안에 이의를 제기, 투표가 27일로
연기됐었다.

당사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와
러시아, 쿠바 등 12개 국가는 인도네시아가 유엔 주도의 다국적군을
받아들였고 자체적으로 민병대의 인권유린 행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조사위 설치를 반대했다.

이와 관련, 외국 옵서버들이 참여하는 자체 진상 조사위 설치를 제시해온
인도네시아는 이번 결의안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즉각 반발,
앞으로 조사위 활동에 협력할 지가 주목되고 있다.

국제 사면 위원회를 비롯한 인권 단체는 동티모르의 잔학행위에 대해
신속한 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해 왔다.

한편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인도네시아 및 포르투갈 외무 장관과
회담을 갖기앞서 28일(현지시간) 동티모르 독립시 초대 대통령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사나나 구스마오와 만나 동티모르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제네바-유엔=AFP-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