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퀘일 전 미국 부통령이 2000년 대통령선거 공화당 경선 포기를 발표하는
등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은 앨 고어
부통령과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이 각축을 벌이면서 아직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퀘일이 사퇴한 공화당은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선두로
줄달음치고 있다.

▲공화당 = 퀘일 전 부통령은 27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시 주지사의 자금 동원력 등을 감당하기 힘들어 경선 후보에서 사퇴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퀘일은 존 케이시 의원(오하이오),라마 알렉산더 전 테네시

주지사, 밥 스미스 상원의원(뉴햄프셔)에 이어 네번째로 도중하차했다. 퀘일은

지난달 아이오와주 모의선거에서 9명 후보중 8위라는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

경선참여 강행을 선언했으나,자문단의 분석 결과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승산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는 아이오와 모의투표에서 31%의 지지율을 보여 2위인 '포브스'지
발행인 스티브 포브스의 21%를 크게 따돌렸다.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던
밥 돌 전 상원의원의 부인 엘리자베스 돌(전 적십자사 총재)은 14% 득표로 3위에
머물러, 이미 경쟁권에서 탈락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문제는 공화당 탈당과 함께 제3당인 개혁당 후보로 출마를 고려중인 보수
논객 출신의 패트릭 부캐넌 후보. 대선후보 경선에서 두번이나 고배를 마신
부캐넌은 상황이 여의치 않자,전 대선후보였던 억만장자 로스 페로가 창당한
개혁당의 후보지명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최근 선거용 책자
'제국이 아닌 공화국(A Rpublic, not an Empire)'의 내용으로 공화당내 공격
목표가 되면서 입지가 더욱 약화됐다. "지난 40년 이후 나치 독일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았으나,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2차 대전 참전으로
미 국민을 기만했다"고 주장,공화당 경선 후보들과 당 집행부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부시는 그러나 돌연 비난공세를 중단하고 그의 탈당을 만류하고 나섰다.
부캐넌이 개혁당 후보로 나서 대선이 3파전 양상이 될 경우, 자칫 패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2년 대선 때 그의 부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개혁당 창설자인 페로가 19% 득표율로 공화당 표를 상당 부분 잠식,
득표율 43%의 클린턴에게 6% 차로 패배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 부캐넌이 개혁당 후보로 나설 경우 부시가 얻을 수 있는
득표율중 최소한 4%포인트는 빼앗아 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은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뉴저지)이 고어
부통령을 바짝 따라붙으면서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불과 몇달
전까지 고어의 독주체제가 굳어지는가 싶었으나, 최근 브래들리 인기가
급등 추세를 보이면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CNN방송과 타임지가 24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브래들리는 내년
2월 전국 첫번째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뉴햄프셔주에서 44%를 득표,
고어(41%)를 앞지를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 범위(4.5%포인트) 이내 이긴
하지만, 경선 유세 이후 처음 브래들리가 고어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브래들리는 특히 정치적 관심이
많은 남성 유권자들과 연령이 많은 계층일수록 지지율이 높은 경향을 보여
고어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어는 현직 부통령 강점에 클린턴 대통령의 '성원'에 힘입어
선거조직-자금면에서 부동의 선두를 유지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옥스포드-프린스턴대학 우등졸업생이자 한때 NBA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린
브래들리가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심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고어가
대중적 친근감을 주지 못하고, 96년 대선자금 모금과정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브래들리 대안론'이 대두했다.

반면 브래들리는 누구나 편안함을 느끼는 인간적 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터지는 "케네디와 닉슨, 레이건과 부시,
클린턴과 부시의 대결에서 드러났듯,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편안한 후보들이
승리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직은 클린턴 등 민주당 지도부 대부분이 고어를 지지하고 있고,뉴햄프셔
이외 지역에선 여전히 브래들리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무소속과
공화당 유권자들을 끌어오는 데는 고어보다 훨신 강세로 평가되고, 최근
공화당 부시 후보를 상대로 한 가상대결에서 우세를 나타내면서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