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잘못 선택했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서울시청에 근무하는 6급 공무원 C모(52)씨. 76년 9급 공채시험에
합격, 23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하며 모은 재산은 25평짜리 아파트
한 채가 전부다. 그나마 세 딸을 교육시키기 위해 융자 받았던 3600여만원은
아직 갚지 못했다.
80년 8급으로 진급한 그가 7급으로 승진하는 데 걸린 세월은 꼬박 10년.
6급 승진도 지난 95년에야 「특진」 이름으로 주어졌다.
공무원 생활 초기, 한달 봉급 4만원을 받으면서 손으로 일일이 써가며
등-초본을 발급하던 시절에도 힘들다 생각한적은 없었다는 그는 『요즘
친구들은 차장, 부장, 심지어 이사도 있는데 나만 「말단」이라는 생각에
절로 기운이 빠진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가 2∼3년 안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92년
6급으로 승진한 사람도 아직 승진하지 못한 경우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이면 정년을 맞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차라리 명예퇴직을
신청해서 퇴직금으로 빚을 갚고 남는 돈으로 조그만 음식점이라도 열까
고민중이다.
그는 『평생 술도 담배도 않고 일만 했었다』면서 『주사로 공직생활을
마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 』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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