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의 작가 에드거 앨런 포(1809~1849)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단편 전집이 도서출판 하늘연못에서 출간되고 있다.
58편에 달하는 단편 전부를 그 상이한 성향에 따라 '판타지/
환상 여행'(제1권), '풍자/ 광인치료법'(제2권), '미스터리/ 뒤팽의
미소'(제3권), '공포/ 검은 고양이'(제4권) 등으로 나누었다. 2권까지는
이달 안에서 나오고, 3,4 권은 내달 14일로 예정돼 있다.
올해는 포 사후 150주기다. 추리소설의 창시자, 상상력의 천재로서
일세를 풍미했던 포는 정작 우리 땅에 부분적으로밖에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를 공포소설 '검은 고양이'를 쓴 작가 정도로 알고 있다면,
"거기에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으로 탐정소설의 원조가 된 작가 포,
아름다운 연시 '애너벨 리'를 지은 시인 포 그리고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문학이론을 펼쳐보인 비평가 포를 더할 때 우리가 지닌 그의 초상은
완성되는 것"이라고 소설가 이상운 씨는 말했다.
포는 마흔 한 살의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문학적 성과는
동서의 탁월한 비평가와 작가들에 의해 '비참과 영광에 찬 작가'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지금은 모르는 이가 없는 이름이지만, 그는 생전에
궁핍, 음주, 도박, 광기, 마약, 우울증 등으로 매우 불운한 삶을 살았다.
그의 천재성이 알려진 것도 모국인 미국에서도 보다 보들레르와
말라르메 같은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들의 손에 의해서였다. 포 문학에
나타나는 환상성, 상징성, 이중성, 초월성 그리고 그에 덧붙여진 위트와
풍자, 통찰력 등을 가미한다면 유럽의 시인들을 매료시킨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14개월에 걸쳐 원고 5500장으로 이 전집을 완역한 홍성영 씨(29)는
"포의 150주기를 맞은 현 시점에서 포가 근현대 단편소설을 개척하고
완성한 작가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 "부분적으로만 알려진
포의 문학을 이 전집을 통해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까마귀는 훔친다. 여우는 속인다. 족제비는 등쳐먹는다. 하지만 인간은
사기친다. 사기는 인간의 운명이다. 어떤 시인은 '인간은 한탄하게끔 되어
있다'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다. 인간은 사기치게끔 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어떤 사람이 사기를 쳤을 때 우리는 그가 '해냈다'고 말한다.'
(제2권 풍자편 중 첫 단편 '사기술' 중 일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