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니 인권이니 하는 거창한 가치 하에선 사람의 생명을 보는
시각이 똑같아야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이름도 낯선 아프리카
어느 오지 국가에서 일어난 선박침몰 사고로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해도
때로는 이웃 일본이나 미국에서 일어나는 10여명의 인명손실 사고보다 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의 생명은 다 똑같은 것인데 』 하는 이상론을 펴보기도 하지만,
인명사고 하나에 대한 관심 표명에도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와 문화,
역사적 요소가 개입되는 것이 현실이고 또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이다.
그 동안 발생한 숱한 자연재해 가운데 우리가 이번 타이완 지진참사에
대해 유달리 관심을 갖게 되는 것도 타이완 정부와의 역사, 문화적 인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TV화면을 통해 접하게 되는 지진참사 현장의 아비규환은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다. 지리적인 인접성 때문일까, 아니면 화면에
나타나는 그들의 얼굴이 우리와 비슷하다는 사실에서 오는 「소속감」
때문일까, 타이완 국민들의 참극이 전혀 남의 일 같지 않고 우리 자신의
것으로 느껴진다.

타이완은 우리와 외교관계가 단절된 지 오래되어 공식적으로는 좀
서먹서먹하긴 하지만, 임시정부 시절부터의 인연으로 해서 아직도 본토
정부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국민 일반의 정서다. 현지에 가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인들에 대한 타이완 국민들의 호의도 여전히 마찬가지다.

기회만 있으면 「인권의 절대성」 운운 하는 것이 우리 정부다. 인권의
보편성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지난 날의 「신세」를 갚는다는 차원에서도
정부는 타이완 국민들의 지진참사 극복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도 있다. 일본은 사고 다음날로
즉각 구조대를 보내지 않았는가. 우리는 이미 시기를 놓치고 있다. 뭐니뭐니
해도 타이완은 동티모르보다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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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봉 ○

-- 홍외교, "앞으론 남북대화에 미 참여 형태 돼야." 주인의식 만각…
방책이 여하오?

-- 고향 찾는 얼굴마다 웃음이 가득. 타향살이에 모국 재난까지 만난
화교에도 위로를.

-- 밀레니엄 D-100. 지진없는 새 천년 위해 백일기도 드립니다-지구촌
가족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