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검사법은 20일 여야가 사전에 합의한 법안 내용을 한나라당이 갑자기 거부하는 바람에 국회 처리 마지막
순간까지 산고를 겪어야 했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소집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법제사법위 소속
안상수 정형근 의원이 법안 일부 조항에 대해 강력한 항의를 제기한 것이 발단이었다. 외유중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조차 보고 받지 못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묵인하에 당론이
'재협상'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한때 "특검제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야 3당 총무가 벌인 마지막 절충에서 여당이 야당의 주장중 일부를 수용함으로써 극적인 타협이 이뤄졌다.
한나라당 두 의원이 지적한 '독소조항'은 '특별검사 혹은 수사담당자가 수사 내용을 최종 수사결과 발표
전에 공개할 경우 형사처벌한다'는 것과, '사건과 직접 관련되지 아니한 자는 소환, 조사할 수 없다'는 두
가지. 이 두 조항 때문에 야당이 특검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치적 반사이익'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불만이었다.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이 같은 문제 제기를 박수로써 지지, 재협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다시 머리를 맞댄 여야 총무는 문제가 된 '직접 관련되지 아니한 자는 ' 조항에서 '직접'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간접적으로 관련된 자도 소환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그러나 '중간수사 발표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국민회의
박상천(박상천) 총무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버텼다. 대신 '특별검사 소환에 두 번 이상 불응한 사람에
대해서는 동행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함으로써 한나라당의 입장을 살려 줬다.
법안이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내달 5일쯤 공포되면, 변협의 복수추천에 따라 대통령이 10월 15일쯤 '옷
로비', '조폐공사 파업유도' 두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를 각각 임명하게 된다. 사건별로 특별검사를 포함,
14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은 10일간의 준비 후 30일간 수사하게 되며, 미진할 경우 1회에 한해 30일간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다. 1차 수사만으로 마무리되면 11월 말, 추가 수사까지 이어지면 12월 말쯤 최종 수사결과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