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은 「페리 보고서」 발표에 이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과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로 양국 관계에 한 단계 발전을
이루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18일 사설을 통해 평가했다. 다음은
「일보의 전진(A Step Forward with North Korea)」이라는 제목의 사설
요약.

북한의 위협적 행동과 미국의 경고가 이어진 끝에 양국은 위험한
대결국면에서 한 걸음씩 물러났다.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측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의 대가로 경제제재 완화 지시를 내렸다. 물론 미
행정부 조치에 위험이 전혀 따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북한측 향후
움직임을 모니터하고, 긴장완화를 위해 더욱 폭 넓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아직 할 일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지역 안정을 위한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진전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믿을 수 없고 비밀스러운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94년 북한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단 수용 합의를
도출해내면서,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막무가내 대결보다
외교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클린턴은 의회 일각의
의견을 받아들여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을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임명,
정책방향을 재검토하도록 위촉했다. 페리 등 미국 대표들은 이후 최근
베를린회담에 이르기까지 북한측 인사들과 많은 접촉활동을 벌이면서,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를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사태 진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임박한 것으로
추측됐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북한이 중단키로 했다는 사실이다. 실제
미사일 발사가 단행됐다면 한반도는 물론, 일본과 중국 등 전 세계에
공포와 분노를 자아냈을 것이다. 전제가 달린 임시적 합의라고는 하지만
한 단계 발전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사일 개발
자체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현재의 제한적 상황 아래 검증도 불가능하지만,
미사일 시험 발사는 거의 확실하게 탐지가 가능하다. 또 다른 긍정적 사실은
외국사찰단이 북한의 두 번째 핵의혹 시설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는 것과,
페리의 보고처럼 무기수준의 핵물질은 생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믿을 수 없는 나라 북한을 신뢰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의회 일각 강경론자들의 비판을 받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현재 행정부가
취하고 있는 방향은 상황이 변화를 필요로 할 경우 언제든 반전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