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속 여성상은 전통적으로 귀엽고 예쁘고 청순한 이미지가
주류다. 그러나 세태 변화를 타고 여주인공 캐릭터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SBS 드라마 '카이스트'에서 추자현(20)이 연기하는 '자현'은
여자니 남자니 하는 성 구분이 없어 보일만큼 진보한 '미래 세대'다.
추자현은 두달전 다소 만화적이고 신선한 캐릭터 일색인 '카이스트'에
뛰어들었다. '자현'은 자동차와 각종 전자제품을 뚝딱 고치는게 취미인
기계과 공학도. 흥분 잘 하고 목소리가 큰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은 늘
'우당탕탕' 소란이 인다. '이 자식이' '에이 씨∼'를 입에 달고 살다.
주먹 쥐고 남학생에게 달려들기도 한다.
얼마전 극중 대학원 면접 시험장. "남자들과 뒤섞여 밤새 연구할
자신 있나? 혹시 불미스런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겠나? 결혼 계획은
없나?" 교수로부터 황당한 질문이 쏟아졌다. "불미스런 일이라니요?
아니 그럼, 남자애들이 저를 '여자'로 본다는 말씁입니까?" 두눈을
동그랗게 뜬 '자현'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전 여자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전 여자니 남자니 그런 건 골치가 아파 잘
모르겠습니다. 전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사람에게 질문을 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추자현의 이 대사는 '카이스트' 명장면 중
하나로 올라있다.
본명은 추은주. 현재 단국대 연영과 휴학 중이다. '추자현'이란
이름은 '카이스트'에 합류하면서 작가 송지나씨가 지어줬다. 시원시원한
선머슴같은 배역에 맞춰 긴 머리도 확 잘라냈다. 96년 잡지 모델로
데뷔했고, SBS '성장 느낌 18세' 등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얼굴을
익혔다. 얼마전 '마지막 전쟁'에서는 오만하고 당당한 현대판 커리어
우먼으로 등장했다.
실제 추자현은 극중 성격과 달리 상냥하고 싹싹하다. "드라마에서는
천방지축 '자현'이지만 촬영만 끝나면 '카이스트' 팀 오빠들 앞에서는
네, 네 하고 예의를 깍뜻이 차려요." '카이스트'는 대사가 보는 사람들의
기를 질리게 하는 전문 용어 투성이다. "드라마가 전산과-전자과 멤버들
위주라 아직은 어려운 대사를 길게 해볼 기회가 없었어요. 그러나 곧
'자동차 매니아' 공대생 추자현이 맹활약을 펼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