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남자, 그리고 테너가 있다.' 남자면서 여성못잖은 고음을
내는 테너는 성악계서 '제3의 성'으로 통한다. 테너 중에서도 여성
음역에 가장 근접한 '별종'이 '카운터 테너'. 가성(팔세토)과 두성을
활용해 여성 메조소프라노, 알토에 근접한 음역을 노닌다.
요즘 성악무대서 가장 잘 나가는 '카운터 테너'의 하나인 브라이언
아사와(33)가 19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창회를
한다. 12월 요시카즈 메라, 내년 1월 안드레아스 숄의 내한무대도
예고된 가운데, 아사와의 첫 내한을 계기로 국내에도 '카운터 테너'
바람이 드셀 전망이다.
'카운터 테너'는 변성기를 건너뛴듯한 소년의 후두, 성인 남자의 폐가
내뿜는 힘있는 여성(여성)이 매력.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 목소리는
외계서 온듯 신비감마저 자아낸다. 일본계 미국인인 아사와는 '카운터
테너'로는 처음으로 91년 메트로폴리탄오페라 콩쿠르에 우승했다. 94년
도밍코콩쿠르까지 우승, 뉴욕 '메트', 파리 '바스티유', 런던 '코벤트
가든' 등 주요 오페라무대를 누비며, 영화 '파리넬리'로 잘 알려진 칼로
브로스키(1705∼1782) 이후 가장 뛰어난 '카운터 테너'란 찬사를 받고
있다.
밝은 음색의 여느 '카운터 테너'와 달리, 아사와 음색은 좀 어둡고
무겁다. 이런 음색을 장기삼아 그는 주로 바로크음악에 머무는 여느
'카운터 테너'와 달러 바로크오페라는 물론, 낭만주의가곡, 현대음악까지
소화한다. '오르페오와 유리디체'(글룩) '오르페오'(몬테베르디)
'세르세'(헨델) 등 바로크 오페라에서 명성을 얻은 그는 특히 헨델이
작곡한 대부분 오페라에 출연, 자연스러움, 따스함, 전 음역에 걸쳐
빛나는 관능적 목소리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현대음악을 왕성하게
소화해내는 것은 아사와만의 장기. 헨체 오페라 '배반의 바다',
브리튼 '한여름밤의 꿈', 스트라빈스키 '난봉꾼의 행각'에 출연했다.
캘리포니아대학서 피아노를 전공하던 아사와는 대학합창단서 노래하다
남다른 '가성' 재능을 깨닫고 성악에 매진했다. 소프라노 제인
랜돌프에게 다양하면서 극적인 표현력을 익히고 성악스타로 떠오르기까지,
10년 채 걸리지 않았다.
아사와는 첫 내한무대서 스카를라티와 헨델의 작품을 비롯한 바로크노래,
모차르트 아리아, 슈베르트와 메트너의 가곡, 빌라로보스 곡까지 다양한
노래를 피터 그룬베르크 피아노반주로 들려준다. 백문이 불여일청이다.
(02)598-8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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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테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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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테너'란 '카스트라토' 전통을 거세가 아닌, 발성적 측면에서
잇는 시도다. 중세교회서 여자들은 성가대서 노래할 수 없었다. 소프라노
성부는 6∼8세때 거세한 남자 몫이었다. 18세기는 카스트라토 전성기.
헨델은 46개 오페라 가운데 16개를 카스트라토를 위해 작곡했다. 모차르트도
'이도메네오' 등 오페라에 카스트라토 배역을 두었다. 카스트라토는 1903년
가톨릭교회가 공식금지하면서 음악사에서 사라졌다.'카운터 테너'는
'카스트라토' 음역을 따라잡지는 못한다. '카스트라토'와 달리 훈련을
통해 고음을 낸다. '카운터 테너' 용어는 르네상스시대 복합창(폴리포니)을
이루는 여러 성부 가운데 테너 윗성부인 '콘트라 테너'에서 나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카운터 테너'를 현대에 되살린 가수는 1950년 델러콘소트를
조직한 알프레드 델러. 지휘자로도 활약하는 르네 야콥스를 비롯, 요한
코발스키, 마이클 챈스, 안드레아스 숄, 데이비드 다니엘스, 요시카츠
메라 등이 각광받는 '카운터 테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