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피해 보상소송이 제기된 것은
1980년대. 83년 폐암으로 사망한 흡연자의 유족이 처음으로
소송을 제기한 이래 유사한 소송이 줄을 이었다. 89년 여객기
승무원 6만명이 공동 제기한 간접흡연 피해보상청구소송은 8년
만인 97년, 담배업체들로부터 보상금 3억달러 지급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개인이 건 소송은 1심에서 승소해도 대부분 항소심에서
뒤집히고 있다. 『흡연자 스스로 담배를 입에 댄 책임이 크다』는
점이 인정되기 때문. 지난 5월 캔자스시티 연방배심원은 폐암으로
숨진 「골초」 남성 유족이 제기한 2500만달러 피해보상청구소송에서
이런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83년 처음 제기된 소송도
1심에서는 유족이 40만달러 배상 판결을 받아냈으나 항소심에서는
담배회사가 승소했다.
최근 미국 연수를 마친 한 판사는 『미국의 경우 배심원제인
1심에서는 흡연자가 승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철저히 법리를
바탕으로 판결하는 항소심에서는 100% 담배회사가 이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정부가 제기한 소송은 사정이 다르다. 94년 미시시피
주정부가 담배업체들을 상대로 『주민들이 담배로 건강을 잃어
주정부의 의료비 부담이 급증했다』며 낸 피해보상소송을 냈으며,
97년 6월에는 캘리포니아 등 36개 주가 3750억달러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재판 개시 직전,
담배회사들이 소송을 제기한 주에 2060억달러(약247조원)의
합의금을 지급키로 하고 끝났다.
한편 프랑스 의료보험청은 지난 6월, 프랑스-미국 담배회사
4곳을 상대로 흡연으로 인한 자국민 질병치료비 5100만프랑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일본에서는 올 초 골초 남성
7명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1인당 1000만엔씩 손해배상과 사과광고를
요구하는 소송을 도쿄지법에 냈다. 과테말라와 니카라과 정부는
각각 지난해 5월과 12월 미국-영국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으로
인해 자국민들에게 발생한 질병 치료비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리동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