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들은 12일 오후(현지시각) 오클랜드
시내 칼튼호텔에서 제니 시플리 뉴질랜드 총리 주재의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이틀간의 정상회의 일정에 들어갔다. 올해 정상회의 주요
의제는 ▲APEC 역내 영업기회 확대 ▲시장기능의 강화 ▲APEC에
대한 지지기반 확대 등 세 가지. 정상들은 13일 "아시아 경제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시장 개혁을 가속화한다"는 내용의 의장
선언문을 발표하고 회의를 마칠 예정이다.
정상들은 공식행사에 앞서 이해 관련국들과 양자, 또는 다자간
회담을 갖고 현안을 논의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정상들의
주제는 역시 경제보다 정치현안에 집중됐다. 12일 APEC 최고경영자(CEO)
조찬회의에 참석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동티모르 사태와 북한
미사일 문제, 중국과의 관계개선 등에 대한 미국측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북한 주민들은 식량과 기회를 원하지, 세계를
위협하는 신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빠른
회복을 높이 평가한 뒤 아시아국가들이 자만에 빠지지 말고 개혁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은 11일 여장을 풀자마자 클린턴과
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2시간 동안 만나 세계 무역기구(WTO)
가입과 양안(양안)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1일
CEO회의 연설에서 "경제의 세계화는 양날의 칼과 같다. 기회와 도전,
위기를 동시에 가져온다"면서 "APEC은 이번 회의에서 세계화의 위험을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 관심을 끌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대신 이번 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12일 클린턴과 만나 군축과 돈세탁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작년 APEC에 가입했는데,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회의에서 태평양국가라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디요 멕시코 대통령은 12일"국제적 자본이동을 통제하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플리 총리는 활발한 쌍무협의를
전개했는데, 그녀는 "칠레와의 자유무역 협상에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싱가포르와 뉴질랜드는 내년말까지 양국간의 모든 상품교역에
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